낙선 운동에도…바이든은 어쩔 수 없다 [US REPORT]
반유대 시위는 무엇보다 유대 세력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반유대 시위 학생들은 대학에 이스라엘 돈을 받지 말 것을 요구한다. 유대계의 막강한 자본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유대계는 시위 학생들을 학내에서 몰아내고자 하고, 대응에 머뭇거리는 대학 총장의 퇴임을 요구 중이다. 일부 대학은 시위 학생을 정학 혹은 퇴학시킨다는 초강수까지 뒀다. 시위 학생들이 두건과 마스크를 쓰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에도 반유대 시위는 반전 운동으로 번졌다. 1968년 베트남전을 반대하며 퍼진 미국 내 전국적인 반전 운동과 일부 유사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사실 미국에서 유대계의 힘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하다. 대표적인 조직이 미국이스라엘공공문제연구회(AIPAC·에이팩)다. 반유대 시위 학생들 구호에도 에이팩이 언급된다. 에이팩은 지난 1949년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를 강화하고 촉진하기 위해 결성된 미국 내 핵심 유대 로비 단체다. 막대한 자금력과 영향력으로 미국 정치권을 좌지우지한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에이팩은 올해 미 의회·대통령 선거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에 맞서기 위해 1억달러(약 1370억원)를 뿌리고 있다.
젊은 유대인 학생 시위 참가하며
세대 갈등으로 유대계 균열 조짐
반유대 시위로 미국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인물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다. 시위 학생들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을 계속하도록 눈감았다고 비판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시위대는 바이든 대통령 낙선 운동까지 벌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되 질서는 지켜라”라는 원론적인 메시지로만 대응해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바이든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스라엘에 대해 너무 강경하게 대응하면 미국 내 강력한 유대 세력의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옹성 같던 유대계도 최근 세대 간 갈등이 나타나며 균열 조짐이 보인다. 일부지만 반유대 시위대 중 유대 학생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젊고 진보적인 유대인들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부모 세대에서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일치단결의 상징인 유대계에서도 이례적인 모습이다. 에이팩에서 활동한 바 있는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협회 대표는 “미국 내 유대계 결속이 제너레이션 갭(세대 차이)으로 인해 금이 가기 시작했다”면서 “유대계 영향력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배경에 기성 유대계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분리를 시도 중이다. 이스라엘이 이번에 가자지구 사태 등에서 너무 공격적으로 행동한 배경에는 네타냐후 총리가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을 비판하지 말고 비판의 대상으로 네타냐후 총리를 삼는 것이다. 이는 유대계 젊은 표의 결집을 위한 논리기도 하다. 유대계를 대표하는 미 정치인 척 슈머 상원의원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9호 (2024.05.15~2024.05.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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