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두고 민간외교 총력…“韓기업은 미국의 경제 파트너” 강조
미국 대선을 6개월 앞두고 한국의 주요 경제단체들이 민간 외교를 펼치고 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원팀 코리아’로 협업해 미국을 방문했다. 미국이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산업 정책을 요청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의회 내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과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을 만나 한국 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면담에서 “2018~2023년 한국 주요 기업이 발표한 대미 투자 규모는 150조원 이상이며, 조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에만 71조8000억원에 달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법 등 미국의 산업 정책에 기민하게 부응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보조금이나 규제 측면에서 한국 기업이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제경제 싱크탱크인 피터슨연구소의 애덤 포즌 소장을 만나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공동 대처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회장은 “보호무역주의의 세계적 확산은 수출을 통해 성장을 이끌어 온 한국 기업에 큰 위협 요인”이라며 보호무역주의의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구상을 요청했다. 아울러 미국 대기업 협의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의 조슈아 볼튼 회장을 만나 미국의 대중 정책 및 글로벌 공급망 이슈 대응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 역시 지난 13일부터 취임 후 첫 방미 일정을 소화하며 주요 인사를 면담했다. 류 회장과 역할을 분담한 윤 회장은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을 만나 미국의 수입 규제·철강 쿼터 등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애로를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15일에는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바트 고든 전 하원의원, 존 포터 전 하원의원 등을 만나 ‘한국 동반자 법안’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는 한국 국적자에 연간 최대 1만5000개의 전문 취업비자(E-4)를 발급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윤 회장은 “한국과 미국은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의 핵심 파트너로서 양국의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같은 날 저녁 미국의 싱크탱크 관계자 300여 명을 초청해 ‘한국무역협회 네트워킹 리셉션’을 열어 정·재계 네트워크를 다졌다. 아울러 미국 대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과 브루킹스연구소를 방문해 한미 경제·통상 현안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근 미국에선 ‘자국 산업 보호’의 목소리가 더 경쟁적으로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턴 매치’를 펼치면서 미국 정부는 표심을 얻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상향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로선 정부 외에도 민간 통상외교 통로를 강화해 한국이 미국 경제의 핵심 파트너라는 점을 미국 가계에 강조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6개월 간 수입품에 내린 반덤핑 및 상계 관세 신규 조사는 총 72건이었다. 2021년 35건, 2022년 30건과 비교해 급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 대선 정국을 틈타 미국 내에서 자국 산업 보호조치에 대한 산업계와 노동조합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내년 미국 대통령 취임 초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진식 회장은 “미 대선을 앞두고 한국 경제계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국내 기업이 투자한 미국의 주요 주 정부를 방문해 투자 활동을 지원하고 공급망 협력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역협회는 16일 일본 도쿄에서 ‘제1차 한일교류특별위원회-일본 경제동우회 간담회’를 열고 양국 기업 간 소통 채널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간담회에선 미 대선에 따른 따른 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 기후변화·지진 등 자연재해에 따른 공급망 붕괴 우려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에서는 한일교류특별위원장을맡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한일 기업인은 모두 저출산 고령화, 공급망 위기, 중동 리스크, 주요국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 등 공통 난제를 맞닥뜨리고 있다”며 “양국 기업인들이 머리를 모아 함께 고민하며 해법의 실마리를 찾자”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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