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에 음주 뺑소니까지…"기강 박살" 자조 터진 부산경찰

김민주 2024. 5. 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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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이달 초 부산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A경무계장이 초과 근무 시간을 허위로 입력해 수당을 탄 것으로 조사됐다. 경무계는 직원 근태와 인사ㆍ경력 평점 등을 총괄한다. A계장은 다른 경찰서로 전보되는 징계성 인사 발령을 받았다.


6개월 새 3회 적발, 감찰 중에도 부정 수급


1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부산청 소속 경찰공무원이 이처럼 허위로 수당을 타낸 부정행위는 최근 6개월 사이 세 차례 적발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청 반부패ㆍ경제범죄수사대가 청 경무과에서 근무하는 B경감의 수당 부정 수급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했다. 이후 부산청에서 근무하는 경감 5명이 같은 부정 행위로 적발된 데 이어 A계장도 덜미를 잡혔다. 급여를 허위로 타낸 기간과 액수에 대해 부산청은 “정확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당을 부정하게 타내는 사례가 잇따르자 부산경찰청은 자체 감찰을 진행하고 일선 경찰서에도 부정 수급 등을 신경 써 관리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다. A계장은 ‘기강 확립’ 기간에 이런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 내부에선 “경찰의 품위와 기강이 박살 났다”는 자조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28일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이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방문해 단속 경찰관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재임 2년 차에 접어든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리더십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선 중간 간부급 경찰관은 “청장 주의 한 번이면 곧장 시정돼야 할 일인데, 내부 감찰 기간에 경무계장이 이런 부정행위를 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우 청장은 2022년 6월부터 34대 부산경찰청장을 지냈다. 치안정감급 직위로 통상 1년 만에 인사 이동하지만, 우 청장은 이례적으로 2년째 부산청장직을 맡고 있다.


기밀 유출로 檢 압수수색, 간부는 음주 뺑소니


검찰이 부산경찰청사를 압수수색하고, 부산청 소속 간부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람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난 사건도 있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 3일 부산청 반부패ㆍ경제 범죄수사대 등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역 건설사 수사와 관련, 반부패수사대 소속 수사관과 또 다른 총경 인사가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사 정보를 건설사 측에 유출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부산청 소속 C경정은 지난달 28일 만취 상태에서 30㎞ 거리를 음주운전을 하고, 주행하던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C경정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다가 붙잡혔다. 검거 당시 C경정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직위 해제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공무원징계령 세부시행규칙을 보면 C경정은 중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음주운전 징계양정 기준은 음주운전으로 인적 피해를 일으킨 후 도주한 경찰관은 해임 또는 파면 등 중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했다. 부산청 관계자는 “잇따른 부정행위 등과 관련해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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