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성장률 2.6% 전망, 종전보다 0.4%p↑…“수출 호조 계속”
내수, 고금리 기조로 회복세 못 보여
내년 수출 위축하면서 2.1% 성장
“하반기 통화 긴축 서서히 완화할 듯”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4%p 높은 2.6%로 전망했다. 전년과 비교해 대폭 늘어난 수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는 내수 부진 완화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세가 하락하면서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16일 ‘KDI 경제전망-2024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KDI는 “우리 경제는 2024년에 수출이 급증하면서 2.6% 성장한 후 2025년에는 내수 부진은 완화하겠으나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면서 2.1%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2.6%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물가안정목표(2.0%)와 비슷한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내수 부진까지 반영돼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33만 명에서 올해 24만 명, 내년 17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판단했다.
KDI는 “1분기 국내총생산은 수출 회복세가 지속한 가운데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했고, 계절조정 전기대비로도 1.3%의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다만 월 단위 집계하는 산업 생산 지표가 여전히 완만한 증가세에 머물렀다며 이례적으로 높은 1분기 성장세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수는 고금리 기조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기조가 시차를 두고 내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정체도 소비 부진 원인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KDI는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미약한 증가에 그친 가운데, 건설투자는 공사 물량의 일시적 집중으로 감소 폭이 축소했으나, 건설 수주 부진을 고려할 때 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수출은 앞으로도 상황이 좋을 것으로 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며 경기 부진 완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거래액이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교역량 부진이 완화함에 따라 우리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순대외자산이 국내총생산(GDP)의 50%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대외 건전성은 양호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경제가 내년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반도체 경기 상승세도 이어지면서 양호한 수출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글로벌 반도체 거래액은 올해 크게 반등한 뒤 내년에도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면서 중국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완화한 점도 우리 경제의 단기적 위험을 축소하는 원인으로 꼽았다.
위험 요인도 남아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감이다. KDI는 중동 위기로 향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생산비용이 상승하고 실질 구매력이 약화함에 따라 경기회복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높은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점차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한 KDI는 “내수는 시차를 두고 파급돼 온 고금리 기조 영향이 희석되고 수출 물량과 가격 회복 등에 따라 소득 여건이 개선하면서 부진이 점차 완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DI는 물가 안정 기조를 정착시키는 범위 내에서 거시경제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DI는 “올해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한 수준까지 더욱 안정될 전망임을 고려해 현재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중립 수준으로 서서히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정정책도 코로나19 위기 이후 확대했던 적자 폭을 정부가 제시한 재정준칙 기준(GDP 대비 3% 이내)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점차 축소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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