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인증 없는 어린이·전기제품, '알테쉬 해외직구' 못 한다

세종=송승섭 2024. 5. 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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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전기·생활용품 KC 인증 반드시 받아야
공정위는 올해 소비자보호의무 점검 착수키로
'역차별' 논란 소액물품 면세제도 개편 검토

정부가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어린이·전기·생활화학제품의 해외직구를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각종 저가 해외플랫폼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 안전이 위협받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8개 부처는 피해 예방을 위해 고강도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기획재정부는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소액면세제도 개편도 검토하기로 했다.

어린이·전기용품, KC 인증 있어야 직구 가능

한덕수 국무총리는 16일 인천공항세관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비자 안전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한 총리는 “소비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면서 “전방위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안전인증이 없는 제품의 해외직구를 금지하기로 했다.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만 13세 이하 어린이용 제품과 화재·감전 등 사고발생이 우려되는 전기·생활용품이 대상이다. 이들 제품은 앞으로 KC인증을 받은 경우에만 해외직구로 구매할 수 있다. 생활화학제품도 유해성분의 위험이 커 신고·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번 대책에 따라 해외직구가 불가능해진 제품은 어린이 놀이기구·유아용 의자·유모차·보행기·학용품 등 어린이제품 34개, 전선 및 케이블·보온기·조명기구·전기온수매트 등 전기·생활용품 34개, 가습기용 생활화학제품·감염병예방용 방역살균제 등 생활화학제품 12개다. 금지물품은 공정위 '소비자2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금지는 아니지만 유해성이 확인됐을 때 반입을 막는 절차도 만들었다. 화장품과 위생용품은 피부에 직접 접촉하게 되는데 해외직구는 별도의 검사 없이 국내에 반입되고 있다. 식약처는 화장품이나 위생용품에 사용금지 원료를 포함했는지 모니터링하고, 위해성 검사를 실시해 반입 차단 여부를 결정한다. 납·카드뮴 등 기준치를 초과한 장신구나 탈취제와 같은 생활화학제품도 모니터링을 통해 유해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공정위 등 범부처 일제히 '고강도 실태조사'

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게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정부는 소비자 안전과 함께 가품·개인정보 위협에 대한 대책을 추진한다. 현재 가품 모니터링은 국내 유통 제품에 집중되다 보니 해외플랫폼은 감시에서 벗어나 있다. 정부는 해외플랫폼에 대한 가품 점검을 본격화하고, 가품을 차단하는 ‘스마트 통관시스템’을 특허청·관세청 공동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 해외플랫폼의 개인정보 유출 차단을 위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의 집중점검이 실시된다. 상반기 결과를 공표하고 미흡한 사업자는 개선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정부는 해외플랫폼 실태조사에도 나선다. 공정위는 올 3분기 내로 해외플랫폼의 소비자 보호 의무이행 상황을 조사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8개 부처는 해외플랫폼의 제품·정보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전방위 점검에 들어가기로 했다.

소비자 피해가 확인된 경우에는 구제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 해외플랫폼이 국내에 주소·영업소가 없어 소비자들은 분쟁이 발생해도 피해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해외플랫폼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한다. 소비자 불만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핫라인과 국내 고객센터 설치도 권고했다.

역차별 논란이 일었던 소액수입물품 면세제도는 기재부가 개편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는 자가사용물품에 한해 150달러(미국발 200달러)까지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해외직구 물품은 관세·부가세를 내지 않고, 일반업체만 세금을 내게 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컸다. 최근에는 소액면세제도를 악용해 의도적으로 쪼개기 후 면세통관을 시도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형철 관세정책관은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라든지 해외 사례, 그다음에 국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개편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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