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의추' 꺾은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우원식 "다른 국회 될것"

조혜지 2024. 5. 1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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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으로 단일화' 기류 속 반전... "거부권은 입법권 부정, 단순 중재 아니라 '바른 방향' 갈 것"

[조혜지, 박소희, 유성호 기자]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당선된 우원식 의원과 국회부의장에 당선된 이학영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선출된 뒤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 16일 오후 1시 28분]

이변은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내 선거 결과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갑)이 22대 첫 국회의장 후보로 낙점됐다.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단일화'까지 성사하며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라는 말까지 들었던 추미애 당선인(6선·경기 하남갑)을 꺾은 것이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당선자총회를 열고 국회의장 후보 선거를 진행한 결과 169표 가운데 과반 이상을 얻은 우 의원이 차기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이 맡기 때문에 당내 경선으로 후보를 정하면, 본회의 투표에선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다. 같은 방식으로 뽑는 국회 부의장의 경우 남인순, 민홍철, 이학영 세 사람의 3파전 끝에 이학영 의원(4선·경기 군포)이 승리했다.

'명심'으로 뜨거웠던 선거... '이변' 만들어낸 우원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에 당선된 우원식 의원에게 축하꽃다발을 건네주고 있다.
ⓒ 유성호
 
국회의장은 관례상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22대 국회 최다선인 6선의 추미애·조정식 의원뿐 아니라 5선의 정성호·우원식 의원까지 출사표를 내면서 초반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총선 승리로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이 확고해지면서 후보들은 모두 '명심'을 내세웠고, 급기야 정성호 의원의 사퇴와 추미애·조정식 두 후보의 단일화에 이재명 대표가 관여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우원식 의원은 당선수락 인사에서 "22대 민주당 당선인들께서 힘을 모아주셔서 저에게 큰 숙제, 또 일을 맡겨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는 분명한 민심을 알려줬다. 국회는 그 민심이 만들어낸 국회이고, 민심의 뜻을 따라서 국회가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 옳은가, 옳지 않은가를 기준으로 22대 국회 전반기를 잘 이끌어나가겠다"며 "완전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 의원은 또 "늘 이야기했지만 중립은 몰 가치가 아니다"라며 "중립은 국민의 삶을 편하게 만들고, 국민의 권리를 향상시켜 나갈 때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이란 소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라 국회를 구성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의장이 되어야 한다"며 "구름 위에 떠 있는 의장이 아니라 국민 삶 안에 깊숙이 발 붙이고, 국민과 고통을 나누면서 힘이 약한 자들,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길로 나가겠다"고 했다.

우 의원은 자신의 당선이 '이변'이라는 취재진의 평가에 "저는 이것을 무슨 이변이나 이렇게 보지 않는다"며 "친명이 어디로 쏠렸다 이런 것은 언론의 과한 추측이고, 이재명 대표가 누구를 향해 마음을 줬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또 "정성호 후보하고는 사퇴 이후 물어보니 '내가 나서는 게 대표한테 부담이 될 수 있어서 관뒀다'고 들었다. 두분(추·조) 단일화도 제가 그동안 관계 맺어온 당선인들이 많기에 (견제용으로) 했던 것"이라며 '명심' 논란을 일축했다.

"중립, 몰 가치 아냐... 거부권은 국회 입법권 부정"
 
▲ 국회의장에 당선된 우원식 “앞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국회 될 것” ⓒ 유성호

우 의원은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는 날을 세웠다. 그는 "윤석열 정권 들어 국회 압수수색이 22번이고, 95%가 민주당과 관련된 압수수색"이라며 "최소한의 균형도 이루지 못한 일이다. 뭘 압수수색했는지 보면 매우 의도적인 압수수색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압수수색할 때는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엄격하게 하겠다"며 "삼권분립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국회가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잘 지켜내는 데에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통치를 두고도 "거부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안을 지속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부정하는 일"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거부권 법을 어떻게 통과시켜 나갈 것인가. 야권이 다 합쳐도 192석이라 9석이 부족하다"며 "의장으로서 거부권에 정당한 사유가 있냐 아니냐를 보고 국민에게 호소도 하고, 양당 협의과정에 단순히 중재만이 아니라 국민에게 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여야 간 정쟁으로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에는 '결단'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여야간 대화를 존중한다"면서도 "정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법인데 정말 진전이 안 된다. 그런 법을 정파가 정략적인 이유로 잘 안 된다 하면 국민의 동의를 얻어 직권상정, 국회법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거듭 "국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회의장의 권한, 이런 것들을 최대한 살려서 국민에게 도움되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당선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선출된 뒤 동료 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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