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타고 다니냐" 밈까지 돌던 울산…국내 첫 수소트램 달린다

김윤호 2024. 5. 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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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트램 시승 체험 행사에서 수소트램이 참가자들을 태우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소트램(노면전차)으로 건설하는 울산 도시철도 1호선 노선과 운영 방안이 나왔다. 울산은 국내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도시철도)이 없다.

울산시는 16일 "남구 태화강역~공업탑로터리~울산대~신복교차로 10.85㎞ 구간에 15개 정차역으로 도시철도 1호선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30일 울산박물관에서 주민공청회를 진행한다. 공청회에서 도시철도 노선과 수소트램 등 기본계획을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울산 도시철도 1호선 건설사업에는 3794억원을 쓸 계획이다. 2026년 착공, 2028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첫 운행은 2029년 1월로 계획된 상태다.


15개 도심 정차역, 섬식·상대식·편측식 건설


울산도시철도 1호선 계획안. 자료 울산시
수소트램이 오갈 1호선 15개 정차역은 도로 폭과 건설비용을 고려해 '섬식'과 '상대식' '편측식(엇갈림)'으로 섞어 짓는다. 15개 정차역 중 12개 역은 '섬식'으로 만든다. 상·하행 선로 중앙에 섬처럼 승강장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2개 역은 보통 전철역처럼 선로가 중앙에 있고 그 바깥쪽에 각각의 승강장이 있는 '상대식'으로 짓는다. 이밖에 상·하행 교차로가 있는 태화강역은 한쪽 편에 엇갈리게 양측 승강장을 각각 설치하는 '편측식'으로 건설한다. 트램 배차 간격은 출·퇴근 시간 10분으로 윤곽을 잡았다.

수소트램이라는 낯선 대중교통 수단인만큼 울산시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일정으로 시민 3000여명을 태워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수소트램은 별다른 문제 없이 최고속도 시속 40㎞ 정도로 10여분씩 내달렸다. 울산시 측은 "시승행사와 별도로 연말까지 2500㎞를 왕복하면서 문제점을 찾아 지속해서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승객 태우고 달리는 수소트램.연합뉴스

실증에서 선보인 수소트램은 245명이 탈 수 있게 제작됐다. 트램 지붕엔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가 마련됐다. 7㎏씩 들어가는 수소저장탱크 6개(모두 42㎏)가 별도로 트램 중간에 설치됐다. 트램 앞과 끝에 각각 95kW 배터리가 2개씩 4개가 배치됐다. 한번 충전하면 150~200㎞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울산에 도시철도가 없는 것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철도가 없으니, 고래 타고 다니냐', '고래타고 출근한다' 같은 밈(meme)이 나돈다. 울산시는 2005년부터 도시철도 건설을 여러 번 시도했다.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올랐지만, 경제성 부족 등 때문에 탈락했다. 울산은 지하철 공사가 힘든 도시다. 석유중화학공업 관련 업체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에 연결하는 LPG 등 가스나 석유 이동을 위한 배관이 울산 지하에 촘촘히 깔려있다. 울산의 화학물질 저장·취급량은 전국 취급량의 40% 이상이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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