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쿠팡 내다 판 월가 전설…올해 베팅은 소형주ETF

김종학 2024. 5. 1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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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억 이상 운용 대형 기관 13F 공시
현금 올인한 버핏, 보험사 '처브' 첫 투자
엔비디아 판 드러켄밀러, 러셀2000 베팅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미국 대형 투자기관들의 1분기 투자 포트폴리오가 대거 공개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라온 1억 이상은 운용하는 투자 기관투자자들의 의무 공시인 13F에 따르면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끌고 있는 벅셔 해서웨이는 애플 지분을 줄이는 한편, 보험사 처브 지분을 새로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인 듀케인패밀리 오피스의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엔비디아 비중을 71% 덜어내고, 텍리소시즈, 쿠팡 지분도 소폭 줄였다.

● 버핏의 비밀 주식은 손해보험사…현금 확보에 또 올인

워런 버핏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분기까지 금융 관련주 매입 사실을 비공개에 부쳐 해당 종목에 대한 무수한 추측을 낳았다. 이날 벅셔 해서웨이가 공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분기까지 새로 매입한 주식은 약 2,600만 주를 67억 달러에 사들인 손해보험사 처브(Chubb)로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에서 지난 분기 새로 매입한 주식은 처브가 유일했다.

버핏은 벅셔해서웨이 인수 직후부터 고정적인 가입자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비용 부담이 적고, 막대한 투자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손해보험사업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주력 계열사 가운데 미국 2위 자동차보험사인 가이코(Geico),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제너럴리(General Re)등을 보유하고 있다.

처브는 2016년 보험사 에이스 리미티드와 합병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약 1,036억 달러 규모에 올라 있다. 지난 3월까지 연간 매출은 515억 7천 만 달러로 전년대비 15.8% 증가했다.

벅셔해서웨이는 현재 지분가치 총 450조 원 가량을 미 주식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8%를 애플에 담고 있다. 지난 분기 13% 가량 비중을 줄였지만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지분은 약 7,893만여주, 1,353억 6천여만 달러에 달한다.

버핏은 지난 분기 뱅크오브아메리카(약 391억 달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약 345억 달러), 코카몰라(약 247억 달러) 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반면 쉐브론은 포트폴리오에서 2.47% 가량 줄였고,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은 4.86%까지 투자 비중을 늘렸다. 워런버핏은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옥세덴탈과 일본 주식은 무기한 보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엔비디아 내다판 드러켄밀러…중소형주에 대거 베팅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90년대 퀀텀펀드를 운영하며 전설적 투자 반열에 오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인공지능(AI) 테마를 상당부분 덜어내고 중소형주에 대한 베팅을 늘렸다. 듀케인패밀리 오피스는 지난 분기 포트폴리오에서 엔비디아 지분을 71.5% 덜어내 약 1억 5,900만 달러 규모로 비중을 줄였다. 또한 상장 이후 상당기간 매도하지 않던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약 2% 가량 줄여 약 3억 9,995만 달러를 보유 중이다.

드러켄밀러는 반면 중소형주 인덱스인 러셀(Rusell)2000 기반의 아이셰어즈 러셀2000 상장지수펀드(iShares Rusell2000 ETF)를 콜옵션으로 6억 6,410만 달러, 전체 포트폴리오의 15%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비중을 2.41% 늘려 4억 6천만 달러 상당, 10.65% 비중으로 담았고, 미 유전체 분석기업인 나테라(Natera) 비중은 약 2배, 산업 부문은 광학기술 전문업체로 반도체 분야 부품사인 코히어런트(Coherent)를 신규 편입했다.

드러켄밀러가 매입한 아이셰어즈 러셀2000ETF(IWM)은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 4.97%, 나테라는 73.3%, 코히어런트는 35.5% 상승했다. 듀케인 패밀리오피스가 차익을 얻고 비중을 덜어낸 쿠팡도 43%, 엔비디아는 96.4% 오른 상태다. 드러켄밀러는 2022년 10월 젊은 투자 매니저와 전화 통화 중 블록체인보다 AI 열풍에 더 강할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주당 150달러 이하에 엔비디아를 사들이기 시작해 2년 만에 7배 가까운 차익을 얻고 지분을 덜어냈다. 이번 공시를 통해 드러난 듀케인패밀리오피스의 운용자산 43억 8,700여만 달러, 약 6조 원으로 추산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한 실존 인물 마이클 버리도 지난 1분기 기술주 지분을 덜고 원자재 투자 비중을 확대했다. 이날 13F 공시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는 스프룻 현물 금 트러스트(Sprott Physical Gold Trust)를 약 44만 여주, 약 762만 달러를 새로 매입했다. 또한 보험사 시그나(Signa) 2만주와 영국 원유기업인 BP 17만 5천 주를 확보했다.

마이클버리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3분기 만에 전량 매도했고, 토스트, MGM리조트 인터내셔널, CVS헬스, 오라클, 알파벳, 아마존 지분도 석 달 만에 모두 시장에 매각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A주 기준 올들어 24.8% 올랐고, 아마존(24%), 오라클(16.8%) 뛰었다. 반면 CVS헬스는 연초 대비 -30%, MGM인터내셔널은 -8% 손실을 기록 중이고, 실적 악화로 고전해온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도 -29.67% 하락한 가격에 거래 중이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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