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 잡아라…‘애니메이션’이 열어갈 ‘새 가능성’ [지금, 한국 애니②]

장수정 2024. 5. 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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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해 48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N차 관람 비중은 CGV 추산 결과 약 20%에 달했다.

'유료 구독자'의 선택을 이끌고, 또 유지해야 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도 팬덤이 탄탄한 애니메이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이후 왓챠에서는 '슬램덩크'의 원작 애니메이션의 시청시간이 12.8배까지 증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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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맛집' 왓챠부터 애니 전문 OTT 라프텔까지.
'팬덤' 힘 바탕으로 주목받는 '애니'

지난해 개봉해 48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N차 관람 비중은 CGV 추산 결과 약 20%에 달했다.

평균 N차 비율이 5%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약 4배 높은 수치다. 더현대서울 팝업 스토어 매출 순위에서도 9억 8000만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하는 등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슬램덩크 원작 애니ⓒ왓챠

1990년대 인기를 끈 ‘슬램덩크’를 기억하는 3040세대의 ‘탄탄한’ 지지를 바탕으로, 이 입소문을 타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관람한 1020세대의 지지까지 이어지면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써 내려간 것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과 관련 팝업 스토어의 깜짝 성공은 물론, 원작 만화까지 다시금 관심을 받으며 출판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하면서 슬램덩크 단행본이 100만 부 이상 판매됐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이전에는 신카이 마코토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지지를 받았었다.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덤이 형성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물론, SNS상에서 패러디 콘텐츠가 공유되며 젊은층의 관심도 이어졌다. ‘적극적인’ 팬들의 응원이 한 영화의 ‘깜짝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들이었다.

‘유료 구독자’의 선택을 이끌고, 또 유지해야 하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도 팬덤이 탄탄한 애니메이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흥행 이후 왓챠에서는 ‘슬램덩크’의 원작 애니메이션의 시청시간이 12.8배까지 증가한 바 있다. 당시 시청자 수는 11.2배 증가했었다. ‘최애의 아이’,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등 왓챠 시청 순위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국내 OTT 왓챠가 ‘애니 맛집’으로 불리며 구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아예 이 팬덤을 겨냥한 전문 OTT도 등장했다.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의 이야기로, 지난 2014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에서 출시된 신작 애니메이션들을 적극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가 하면, ‘옛 명작’을 통해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등 ‘애니 덕후’들의 ‘필수 OTT’로 꼽히고 있다. 주 이용층의 니즈를 제대로 파고든 결과, 지난해 ‘흑자’를 기록하며 ‘특화 OTT’의 힘을 보여줬다. 지난해 라프텔의 매출액은 297억원, 당기손익은 2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OTT 관계자는 “물론 ‘마니아’들을 사로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당 콘텐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그들을 겨냥하기 위해선 공급자들의 더욱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어려움을 짚으면서도 “다만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선, 마니아층을 겨냥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히는 것은 사실이다. 요즘엔 새롭게 공개된 콘텐츠들이 관심도 채 받지 못한 채 흘러가버리는 경우도 많지 않나. 이러한 상황에서 타 플랫폼이 제공하지 못하는 다른 틈새를 파고드는 것은 영리한 선택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물론 ‘일본 애니’의 인기가 애니메이션 전체의 인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시선도 있었다.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관계자는 “일본 애니의 경우, 워낙 긴 시간 쌓아온 탄탄한 지지층이 있다. 이것이 애니메이션 자체를 향한 흥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짚으면서도 “그럼에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은 긍정적이다. 아무래도 국내에선 애니메이션은 어린층을 겨냥하는 장르라는 인식이 있는데, 내용만 좋다면 충분히 통한다는 것이 입증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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