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할 때가 기회”… 美친환경 시장 침투하는 ‘석유공룡’

양민철 2024. 5. 1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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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에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에 5억 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충전 기업 볼타를 1억6900만 달러에 사들인 석유 거대 기업 쉘도 현재 미국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 3000여개에서 3400여개를 추가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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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전기차 충전업 진출, 테슬라 위협
엑손모빌·쉘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
토탈에너지 등 뉴욕 증시 이전 검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에서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에 5억 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해고한 슈퍼차저 사업부 인력 500여명 중 일부도 다시 채용했다. 앞서 테슬라의 사업 구조조정 소식에 영국 최대 석유회사 BP가 슈퍼차저 부지 매입 에 이어 해고 인력을 고용하겠다고 하자 머스크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테슬라는 미국에만 2만5000개가 넘는 슈퍼차저를 운영하는 전기차 급속 충전망 1위 기업이다. BP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미국 충전 인프라 구축에 2030년까지 10억 달러(1조37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의 충전망 구축 속도에 변화가 생긴다면 다른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시장 침체에 ‘석유 공룡’으로 불리는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잇달아 미국 친환경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전기차 기업의 투자가 주춤한 틈을 타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내연기관 에너지인 석유를 팔아 번 돈을 전기차 충전·배터리 광물 투자에 쏟고 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미국 아칸소주에 위치한 12만에이커(약 485㎢) 규모의 리튬 매장지를 사들이고 전기차용 배터리 광물인 탄산리튬 사업에 진출했다.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리튬을 채굴해 가공·생산할 계획이다. 이 광산에는 전기차 500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400만t 규모의 탄산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충전 기업 볼타를 1억6900만 달러에 사들인 석유 거대 기업 쉘도 현재 미국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소 3000여개에서 3400여개를 추가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영국과 프랑스에 본사를 둔 쉘과 토탈에너지는 최근 미국 뉴욕 증시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과도한 친환경 규제로 유럽 사업의 수익성은 날로 떨어지는 데 반해 미국에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거액의 인센티브 혜택을 받자 본진을 미국으로 옮기려는 것이다. 프랑스 시가총액 4위 기업인 토탈에너지의 이전 소식에 프랑스 브루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토탈에너지는 지난해 5월 미국 내 합성 천연가스(e-NG) 생산시설 개발에 이어 같은 해 10월 미 텍사스주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가동했다. 모두 IRA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사업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유럽에선 석유 메이저들이 매년 자본 비용의 20~30%를 저탄소 분야에 지출해야 하지만, 미국에선 되레 현금 흐름이 10~15%씩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는 “에너지 생산과 혁신의 중심지로 떠오른 미국의 매력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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