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몬에 내재된 타락성을 인식하라

2024. 5. 1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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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온 소울 하비스트 운동]
성경은 잉여자산과 신용자산을 인정하지 않는다. 맘몬을 이기는 유일한 원리는 주는 것이다. 황성주 회장 제공


요즘 많은 사역자들이 돈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보면서 맘몬(돈의 세력)이 모든 삶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는 자괴감과 더불어 돈에 대한 바른 해석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세계 선교의 현장에서 영혼 추수 운동에 전력하다 보니 영혼 구원의 가장 큰 이슈는 거룩의 문제임을 깊이 깨닫게 된다.

중남미의 대형교회는 대부분 수백 개에서 수천 개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교회로 돼 있고 대부분 헌금은 모 교회로 보내진다. 그런 교회일수록 십일조를 담임목사에게, 감사헌금은 교회에 하는 전통 때문에 목회자는 엄청난 부를 누리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를 선용하는 사역자는 엄청난 부흥과 성장을 일으키지만 이를 남용하는 경우 많은 스캔들을 일으킨다. 웬만한 대형교회 목사들은 미국 마이애미에 저택을 갖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는 중남미 젊은이들은 이런 절규를 한다. “한 사람이라도 좋다. 예수님을 닮은 영적 리더를 보여 달라. 그러면 우리가 목숨을 걸고 그를 따를 것이다.”

돈에 대한 중립적 해석, 즉 돈은 좋은 데 쓰면 좋은 것이고 나쁜 데 쓰면 나쁜 것이라는 입장은 맘몬에 대한 몰이해에 근거한 순진한 해석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쟈크 엘룰은 인류 역사상 돈에 대한 가장 정확한 해석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 6:24)고 하신 예수님 말씀이라고 했다. 즉 돈은 ‘하나님과 맞먹는 전능성을 가진 경쟁 신이고 자신에게 모든 것을 헌신하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영적, 인격적 존재’라는 해석이다.

예수님은 “너희 중의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눅 14 : 33 )며 소유권의 양도를 제자도의 본질이라고 선포하셨다. 소유권의 포기가 아닌 모든 소유가 100% 주께 속한 것임을 선포하라는 것이다. 누구도 돈의 세력을 이길 수 없기에 주께서 관리하도록 온전히 맡겨야 한다. 그래서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갈 때에 먼저 앉아 1만명으로써 저 2만명을 거느리고 오는 자를 대적할 수 있을까 헤아리지 아니하겠느냐”(눅 14:31)라며 빨리 계산해 보고 싸움의 주도권을 주께 양도하라는 것이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지성 감성 돈의 세 가지 회심을 언급하며 돈이 회개하기 전까지는 회개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2000년대 초반이던가. 우리 회사에서 모 대학 졸업생 20명을 공채 1기로 특별 채용한 적이 있다. 당시 미약한 회사였지만 선교를 지향하는 기업이라는 매력이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그래서 대학 총장님 방에서 뜨겁게 기도하며 그들을 채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선교적 비전으로 입사했지만 중소기업의 열악한 여건 때문에 대부분 대기업으로 옮겨갔다. 물론 말 못 할 개인적 상황이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돈의 위력은 강력한 비전을 초월할 수 있다는 새로운 교훈을 얻게 되었다.

나는 크리스천 기관이나 개인들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소송까지 가는 경우 한 번도 사랑이나 용서, 화해라는 성경적 원리에 의해 해결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슈가 어떤 것이든 돈에 의해서만 해결되는 상황에서 허탈감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맘몬의 위력은 엄청나다. 가정 직장 교회에서도 모든 분쟁의 핵심에는 돈이 있다.

대부분 부부 싸움은 돈 때문이다. 교회나 선교단체의 이슈는 대부분 재정 문제이다. 모든 결정이 돈에 의해 좌우된다. 기도 한번 해보고 결정하자는 의견은 사치에 가깝다. 모든 공동체를 맘몬이 장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님의 오심을 준비해야 할 이 시대는 공동체의 성결이 절실하다. 성경은 가나안 정복 때와 초대교회 형성기에 새 시대에 맞는 극단적 성결을 요구하셨다. 아간 사건과 아나니아·삽비라 사건이 대표적 사례이다.

개인이나 단체가 무한정 재정적 축복을 추구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 일반적으로 자산에는 생계자산 여유자산 잉여자산 신용자산이 있다.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자산은 생계자산과 여유자산이다. 여유자산은 어느 정도의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물론 생계자산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선 복지자산도 필요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인간은 자신이 쓰고도 남을 정도의 잉여자산을 확보하려고 몸부림친다. 그리고는 평생 써도 마르지 않는 신용자산(숫자로만 존재하는 돈)을 갈망한다. 성경은 잉여자산과 신용자산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이 모든 부채를 탕감하는 7년 안식년 제도와 모든 땅을 되돌려주는 희년제도의 존재 이유이다.

하늘 보좌의 기초는 공평(미슈파트)과 정의(체다카)이다.(시 89:14) 성경적 축복은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맘몬을 이기는 유일한 원리는 주는 것이다. 인생에선 준 것만 남는다. 돈은 모아 놓으면 악취가 나고 뿌려 놓으면 거름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잉여자산을 포기했을 때부터 놀라운 축복을 경험하고 있다. 그 결과 엄청난 재정이 선교와 구제로 쓰이고 있다. 크리스천이 중산층의 삶을 포기하고 단순한 삶을 목표로 할 때 진정한 축복을 누릴 수 있다. 예수님은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눅 16:9)고 했다. 모든 돈은 타락성을 내재하고 있기에 빨리 높은 가치로 전환해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하신 것이다.

황성주 이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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