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여친 ‘저격글’도… 몰라서 더 심각한 ‘10대 교제폭력’

김윤 2024. 5. 16.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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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관계였던 상대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교제 폭력' 문제에서 10대 청소년이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경우 교제 폭력을 당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교제 폭력을 가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청소년은 성인이 돼 비슷한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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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534명 입건… 1년새 25% 늘어
카톡 대화·스킨십 내용 퍼뜨리기도
인지·적극 대처 못해 별도 교육 필요


연인 관계였던 상대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교제 폭력’ 문제에서 10대 청소년이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경우 교제 폭력을 당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거나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소년 때부터 교제 폭력의 심각성과 대처 방법 등을 교육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2022년 4월 10대였던 A양은 전 남자친구 B군에게 협박 문자를 받았다. B군은 교제 당시 A양 몰래 촬영한 신체 사진을 온라인상에 유포하겠다고 했다. B군은 또 본인을 계속 만나주지 않으면 극단적 선택을 할 것처럼 행동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B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청소년 사이의 교제 폭력은 증가 추세다. 15일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교제 폭력 혐의로 입건된 10대 피의자는 2022년 428명에서 지난해 534명으로 24.8% 증가했다. 훈방 처리 등 형사 입건되지 않은 경우를 고려하면 가해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중학생 김모(14)양은 최근 SNS에 올라온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 선배의 전 남자친구가 선배를 향해 “그동안 나눴던 메신저 대화와 스킨십한 사실을 퍼뜨리겠다”는 협박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김양은 “개인적인 대화가 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섬뜩했다”고 말했다. C양(16)도 “사귀는 동안 스킨십했던 내용이 저격글에 포함된 적이 있다. 다만 그때도 신고하기보다는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청소년은 초·중·고등학교라는 특정 집단에 속해 있고, 친구들로 구성된 커뮤니티 활동도 활발하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SNS)에 전 연인에 대한 ‘저격글’을 게시하는 등 새로운 방식의 교제 폭력도 발생하고 있다. 주로 또래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학부모나 교사가 해당 사실을 일일이 알 수 없어 처벌이나 대응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교제 폭력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논의는 아직 없다. 관련 부처인 여성가족부에서도 별도 실태조사를 진행한 적은 없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폭력·가정폭력·성희롱·성매매 등 4가지는 청소년 의무교육 사항에 포함되나 교제 폭력은 의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제 폭력을 가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청소년은 성인이 돼 비슷한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청소년 교제 폭력은 성인이 돼서도 스토킹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제적인 위험군·피해자 발굴 작업과 인식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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