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여론 아랑곳없이…4연임 시동 건 정몽규 회장

송지훈 2024. 5. 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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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데 이어 올림픽 대표팀도 지난달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런 가운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한다.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KFA)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하려 했던 제시 마쉬(미국) 감독이 캐나다를 선택했다. 대한축구협회가 만족할 만한 연봉을 제시하지 못하자 마쉬 감독은 캐나다 행을 선택했다. 이런 가운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제34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AFC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동아시아 몫으로 배정된 집행위원 선거에 나설 예정인데 단독 출마이기에 당선이 확정적이다.

제시 마쉬

집행위원회는 AFC의 최고 의결기구다. 회장(1명)과 부회장(5명),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6명), 집행위원(18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되며 아시아 축구의 주요 현안에 대해 결정권을 갖고 있다. 지난해 2월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직책과 역할이 없던 정 회장이 AFC 집행위원 선거에 나설 수 있게 된 건 지난해 6월 AFC 회장이 직권으로 AFC 준 집행위원 자격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국내 체육단체장은 3연임 이후부터는 대한체육회 스포츠 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출마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해당 종목의 국제단체 임원 자리를 맡을 경우 공정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그래서 AFC 집행위원 당선이 정 회장의 4연임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에 치러지는데 후보자 자격 심사는 이에 앞서 올 하반기 중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월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데 이어 올림픽 대표팀도 지난달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런 가운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 선거에 출마한다. [연합뉴스]

정몽규 회장이 축구계 안팎의 사퇴 요구를 묵살하고 임기 연장을 노리는 상황에 대해 스포츠계에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을 대표팀 감독에 앉히고, 갈 길 바쁜 황선홍 전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사령탑 역할을 맡기는 등 그릇된 판단으로 한국 축구를 위기에 빠뜨린 경우가 적지 않았다. 더구나 올림픽 대표팀이 한 수 아래의 인도네시아에 져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는데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선 1순위 영입 대상자로 삼았던 제시 마쉬(미국)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을 캐나다 축구협회(CAS)에 빼앗긴 것도 아픈 대목이다. 캐나다 축구협회는 KFA보다 재정 상태가 열악한 데도 케빈 블루 전문경영인(CEO)이 직접 다수의 캐나다 기업과 접촉해 기부금을 받는 형태로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현직 사령탑 A감독은 “캐나다는 전문경영인이 직접 발 벗고 뛰면서 거액의 기부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등 실력 있는 지도자를 모셔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직접 기부할 의사도, 기부금을 끌어낼 의욕도 없는 KFA 회장이 임기 연장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한숨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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