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전기차 우회수출도 막는다…멕시코산에 관세 예고

김형구 2024. 5.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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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철강노조(USW) 등 연관 산업 노조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범용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최대 4배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에 서명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14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 등에 대한 ‘관세 폭탄’을 발표한 데 이어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조치(대중 관세 인상)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것”이라며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 역시 매우 중요하고 업계와 논의 중인 내용 중 하나다. 지켜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같은 유형의 생산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USTR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모든 수단을 살펴보고 있다”고 공언했다. 그는 “중국은 지나치게 오랫동안 불공정하고 반경쟁적인 자체 규칙 속에서 게임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영희 디자이너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 관세 인상을 발표하면서 “전임 대통령은 미국 수출 증대와 제조업 활성화를 약속했지만 실패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려을 공격했다. 이어 “우리 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투자와 전략적이고 표적화된 관세를 결합하고 있다. 현명한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재선하면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그렇게 되면 미국 가족들의 비용이 매년 평균 1500달러씩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식 무역 전쟁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를 놓고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보호무역주의를 노골화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을 의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관세 인상 조치를 놓고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할 경우 60% 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제품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아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다른 자동차에도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하고 다른 많은 품목에도 똑같이 해야 한다”며 관세 인상의 확대 적용을 주장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은 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멕시코에서 공장을 지었다”며 “대통령이 되면 (중국 기업이 멕시코서 생산한 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중국이 미국 시장에 전기차를 파는 우회 통로로 멕시코를 이용해 왔는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타이 대표의 ‘멕시코산 중국 전기차’ 조치 예고는 트럼프 진영의 공세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적인 ‘중국 때리기’는 멕시코 등을 통한 우회 수출 차단 이슈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내에선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지 못하면 중국산 저가 과잉 생산품이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활로를 찾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그간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피하기 위해 멕시코를 대미 수출의 교두보로 삼았다. 이에 멕시코는 미국의 제1위 수입국으로 떠올랐으며 올 1분기에도 미국의 대멕시코 수입액은 1150억 달러로, 대중국 수입액(1000억 달러)을 넘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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