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KF-21 ‘전방’ 강릉 배치 유력…초기 공대공 대응 역할

지난해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에서 KF-21d이 시범비행을 위해 활주로로 진입하는 모습. 중앙포토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강원도 강릉 공군기지에 배치돼 유사시 초기 공대공 대응에 투입될 전망이다.

15일 군 당국에 따르면 공군은 오는 2026년 실전 배치가 시작될 KF-21을 강릉 공군기지에 두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KF-21 전투기는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대한민국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릉 기지는 현재 F-5 기종을 운용하고 있는데, KF-21을 강릉에 배치하는 것은 F-5가 현재 공군에서 맡는 역할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F-5는 도입 40년이 넘은 노후 기종이지만, 다른 첨단 항공기와 비교해 비행 준비에 드는 시간이 짧아 신속한 이륙과 공중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북한과 가까운 강릉에 배치하고 있다.

KF-21의 블록-1 물량은 공대지를 제외하고 공대공 무장이 장착 가능한 상태로 실전 배치할 예정이라, 남부의 후방 지역에 배치하면 유사시 KF-21의 공대공 역량을 즉각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KF-21을 공군의 전방 기지 중 하나인 강릉에 배치하고, 공대공 임무를 부여하면 북한 항공 전력의 공중 도발에 초기 대응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서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KF-21에 대해 올해 20대, 내년 20대 등 ‘20+20’ 방식의 양산 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통상 1개 전투비행대대를 전투기 20대로 구성하는 공군 전례를 따르면 KF-21 2개 대대가 순차적으로 강릉에 배치될 전망이다.

현재 강릉에 주둔하는 F-5 전력은 또 다른 F-5 운용 기지인 경기도 수원 공군기지로 이전해 퇴역 전까지 기존 임무를 이어갈 수 있다.

강릉 기지에 KF-21를 배치한다면 KF-21가 전장 16.9ｍ·전폭 11.2ｍ로 전장 14.5ｍ·전폭 8.1ｍ의 소형·경량 전술기인 F-5보다 기체가 큰 만큼 격납고 등을 넓히는 공사 작업이 필요하다.

공사 기간에는 강릉에 조종·정비 인원이 주둔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지 운영과 유지를 위한 최소 인원만 남게 될 수 있고, 이 경우 현재 준장이 맡는 비행단장의 계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KF-21은 2016년 체계개발이 개시된 최초의 국산 전투기로, 2022년 7월 19일 첫 비행에 성공해 이후 시험비행을 지속하면서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KF-21은 지난 8일 서해 상공에서 현존 최고로 평가되는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2000 실사격에 성공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