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파나마 양대 운하 막힌 뒤…해운사 1분기 매출 늘었다

박영우 2024. 5. 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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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이오선박유 시범 운항을 하고 있다. HMM의 알헤시라스(Algeciras)호 모습. 사진 HMM

세계 곳곳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이어지며 해운업계가 1분기 특수를 누렸다. 수에즈와 파나마 운하 등 양대 운하가 후티 반군 사태와 가뭄으로 통행에 제한을 받으면서 해상 운임이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은 지난 14일 올 1분기 매출 2조3299억원, 영업이익 40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33% 증가했다. HMM은 16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13일 실적을 발표한 팬오션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9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8% 하락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9755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1% 줄었다. 팬오션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운 호황 효과가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1분기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양대 운하 이용 제한에 운임 상승


해운업계는 1분기를 해운업 비수기로 분류한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를 보낸 뒤라 물동량이 줄기 때문이다. 1분기 해운업계 실적 상승에는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해운 운임 영향이 컸다. 수에즈·파나마 운하 등 양대 운하가 모두 막혔다.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에선 지난해 말부터 예맨의 후티 반군이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을 무차별 공격해 물류 대란으로 이어졌다. 현재 글로벌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우회 중이다. 파나마 운하 역시 기록적인 가뭄으로 하루 선박 통과량이 기존(36척) 대비 60%(22척) 정도로 줄어들며 미국으로 향하는 운임이 급등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분기 950~1050 선이었지만, 올해 1분기엔 최대 2305를 기록해 2배 이상 올랐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이 다시 충돌하며 SCFI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경진 기자


경쟁력 강화로 변동성 대비


국내 해운업계는 급변하는 해운 운임 시황에 대비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준비 중이다. HMM은 초대형선을 투입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1년에 발주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올해 1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받아 올해 말까지 미주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장거리 노선에 친환경 고효율 초대형선을 투입할 경우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 팬오션은 벌크선 선대 확장 등을 통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HMM 관계자는 “미국 경제 회복, 중국발 이커머스 물량 증가, 인플레이션 완화 등 소비 수요가 안정세를 보이며 주요 경제 지표는 양호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홍해 후티 반군 가 장기화하면서 희망봉 우회가 지속되고, 이에 따라 스케줄 지연과 운송 기간 증가 등 공급망 불안정으로 운임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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