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20년 만에 지도자 교체…로런스 웡 신임 총리 취임
20년 만에 싱가포르의 리더십이 교체됐다. 로런스 웡(51) 싱가포르 신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오후 8시 대통령궁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전했다.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이후 줄곧 싱가포르 인민행동당(PAP)이 장기 집권하고 있다. PAP는 2022년 4월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후계자로 웡 당시 재무장관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싱가포르 총리는 PAP 지도부 내 논의를 거친 뒤 소속 의원들의 추인으로 확정된다. 정해진 임기가 없고, 현직 총리가 후임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권력이 승계돼 왔다.
웡 총리는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 리 전 총리의 수석보좌관이 되면서 정치적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2011년 총선에서 처음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뒤 문화·공동체·청년부 장관, 국가개발부 장관, 교육부 장관 등을 거쳐 2021년 4월 재무장관을 맡았다.
그는 코로나 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에서 공동의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22년 부총리에 올랐다.
리콴유(李光耀) 가문 출신이 아닌 정치인 중 총리에 오른 건 웡 총리가 두 번째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불리는 고(故) 리콴유 초대 총리는 1959년 6월부터 1990년 11월까지 31년간 집권했다. 2대 고촉통(吳作棟) 총리를 거쳐 리콴유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총리가 2004년부터 20년간 총리 자리를 지켜왔다.
신임 총리 앞에는 물가 안정과 미·중 간 균형 잡기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재무장관직을 계속 겸직하기로 한 웡 총리는 취임에 앞서 가진 스트레이츠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부의 불평등과 소득 재분배에 초점을 맞춘 국가 전략을 세우고 안전망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기 내에 경제, 일자리, 물가 문제와 취약 계층 보호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또 "중국은 역사적으로 싱가포르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이고, 동시에 미국은 중요한 군사 파트너"라며 "지정학적 측면에서 어느 한쪽을 택하는 대신 국익에 맞는 균형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현지에선 웡 총리가 리콴유 가문이 아닌 데다 국제적 인지도가 낮아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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