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스라엘에 10억 달러 무기지원할듯…라파 주거지에 전차 목격

서유진 2024. 5. 1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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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지원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라파 전면전을 단행할 경우, 공격용 무기 공급을 중단하겠다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초 입장과는 상반된 조치다. 이를 두고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의회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측과 10억 달러 이상의 새로운 무기 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의회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지원 패키지엔 탱크 탄약(7억 달러), 전술 차량(5억 달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가 2023년 10월 18일 텔아비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연설하는 모습. AP=연합뉴스


WSJ는 "무기 이송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아 있어 실제 인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지원안은 이스라엘이 라파에 본격적으로 진격할 경우, 공격용 무기를 보내지 않겠다던 바이든 행정부의 당초 입장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달 초 이스라엘에 갈 예정이던 폭탄의 선적을 중단했다. 또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 전이던 8일, 바이든 대통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들어가면 미국은 이제껏 라파와 다른 지역에서 사용됐던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WSJ는 바이든의 경고가 나온 지 1주일도 안 돼 미국이 새로운 무기 지원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갈등이 커지는 것을 꺼린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중동민주주의센터 무기 전문가인 세스 블라인더는 WSJ에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을 향한 미국의 메시지를 흐릿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댈 경우, 가자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라파 주거 지역에 전차 투입

14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탱크들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인 라파 중심부를 향해 행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수만 명의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지상 공격을 피하기 위해 도망쳤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강행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가운데, 14일 이스라엘군 전차가 라파 주거지역에 진입하면서 충돌이 발생했다. 가자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새벽 난민촌을 두 차례 공습해 4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날 CNN·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파 동부 지역으로 진격한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주요 도로를 진입했고, 일부는 주택가에도 들어갔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이 시가지 안의 거리에 들어왔고 충돌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자도 "이스라엘군이 사무실에서 불과 2㎞ 떨어진 곳까지 들어왔다"고 말했다.

9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들의 손을 잡은 팔레스타인 여성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이 임박했다는 불안감 때문에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다시 피란길에 오르면서 주요 도로가 꽉 막힐 정도로 혼잡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주말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라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14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악시오스는 "설리번 보좌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하기 전까지, 이스라엘은 라파에서 작전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미국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이스라엘은 미국의 조언 없이 라파에서 중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초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갈비뼈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해 방문 직전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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