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천만 ‘범죄도시4’, 韓영화사 새 바람 일으킬까

장주연 2024. 5. 15. 13: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범죄도시4’가 시리즈 세 번째로 ‘천만 영화’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서 향후 한국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개봉 22일째인 15일 오전 7시 30분 누적관객수 1001만 6610명을 넘어서며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역대 33번째, 한국영화로는 24번째 ‘천만 영화’의 탄생이다.

무엇보다 이번 성과가 반가운 건 한국영화 최초로 ‘트리플 천만’ 타이틀을 따냈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시리즈 영화가 네 편 이상 제작되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후속작 세 편이 모두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건 전례가 없다. 특히 ‘범죄도시’의 경우 출발점인 1편 성적(누적관객수 688만명)이 가장 낮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이 같은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는 탄탄한 기획력이 꼽힌다. 급조된 후속작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조선명탐정’, ‘국가대표’ 등 전편의 흥행에 기인해 후속작을 만들었던 앞선 영화들과 달리 ‘범죄도시’는 출발 당시부터 시리즈물로 기획·제작됐다.

무명 시절 “할리우드처럼 형사 액션 프랜차이즈물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었던 마동석은 제작자로서 10년에 걸쳐 이 시리즈를 기획·개발했다. 1편이 흥행한 후에도 서둘러 다음 작품을 내놓기보단 전작의 부족했던 점을 더하고 빼며 인고의 시간을 자처했다. 결국 4년 후 크랭크인, 5년 후 개봉하게 된 2편은 시리즈 최다 흥행작(누적관객수 1269만명)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지금까지 속편은 흥행 후 급하게 만들다 보니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반면 ‘범죄도시’는 할리우드 시스템처럼 마동석이 팀을 꾸려 오랜 시간 기획·제작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처음부터 속편을 기획하면서 전체 완성도나 짜임새를 고려한 거다. 특히 1편이 개봉한 후에는 영화를 향한 피드백을 반영, 대중적 장치를 많이 넣었는데 이것이 향후 작품의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영화 외적인 잡음을 차치하고 본다면 ‘범죄도시4’의 성공이 한국영화 시장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국내에서도 시리즈물이 흥행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동시에 엄청난 예산과 스타 감독, 멀티 캐스팅 등에 의존하지 않고 오롯이 관객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한 서사와 유머만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범죄도시4’의 1000만 돌파는 우연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제2의 ‘범죄도시’ 탄생은 어렵다는 거다. 그 근거로는 한국영화 시장의 한정된 규모와 마동석이란 특수 IP(지식재산권)를 들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대박 시리즈물이 앞으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일종의 착시”라고 꼬집으며 “한국영화 시장은 고작 1500만명 규모다. 동남아시아를 함께 겨냥하는 게 아니라면 한계는 분명히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동석은 할리우드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실베스타 스텔론, 드웨인 존슨 같은 존재다. 그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로 시리즈물을 만들어 내 흥행에 성공한 건데 이런 캐릭터가 또 탄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