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주무관?"…1500만 반려인 시대, 댕플루언서가 뜬다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면서 각 자치단체가 홍보견을 위촉해 동물 친화 정책 홍보에 나서고 있다. 또 동물 캐릭터를 홍보대사로 쓰는 지자체도 있다.
대구 달서구는 15일 포메라니안 ‘달멍구’를 공식 홍보견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달멍구’라는 이름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7일까지 진행된 공모전을 통해 선정됐다. 달서구의 ‘달’과 개를 의미하는 의성어 ‘멍’, 개를 뜻하는 한자어 ‘구(狗)’를 결합한 것으로, 달서구를 대표하는 애완견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달멍구는 달서구에 거주 중이며 현재 4살이다. 귀여운 매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모델 활동을 해와 달서구 홍보견으로 위촉됐다. 해마다 열리는 대구 펫쇼 등 여러 반려견 관련 행사에 모델로 참여해왔고, 삼성라이온즈 펫서포터즈이자 삼성라이온즈몰 모델로 활약 중이다. 달멍구는 오는 25일 열리는 제4회 달서 반려가족 희망 나눔 축제를 위한 홍보 영상을 촬영할 예정이다.
달서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반려인과 반려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 2월에는 대구 지역에서 처음으로 반려견 놀이터를 개장했다. 사업비 30억원을 들여 달서구 장동에 7672㎡ 규모로 조성한 ‘달서 반려견 놀이터’는 중·소·대형견 놀이터, 보호자 쉼터, 펫카페, 주차장(36면), 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남대구·성서 IC 등이 근접해 접근성도 좋아 평일에는 80여 명, 주말에는 3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지역 내 반려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며 “달멍구와 함께 달서구의 반려동물 정책을 더욱 활발하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도 반려견을 지역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 8일 용산구 ‘낭만가요제’ 시상식에서 깜짝 도우미로 홍보견 3마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용산구에서는 지난 3월 홍보견을 모집했는데 107마리가 지원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1·2차 예선을 거쳐 9마리가 결선에 올랐고, 약 4300명이 참여한 3차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3마리가 선정됐다. 주인공은 소형견 ‘꿍이’, 중형견 ‘베타’, 대형견 ‘성우’ 등이다.
소형견 꿍이는 포메라니안으로 베테랑 모델이자 배우견이다. 현재 보호자가 파양견이 모여있는 애견 카페에 갔다가 피부병과 독감으로 겁에 질려 있던 꿍이를 입양했다고 한다. 중형견 베타는 셰틀랜드 쉽독으로 임시 보호하던 훈련사가 베타의 가족을 찾아주고자 이번 홍보견 선발에 지원했고, 댕플루언서(강아지+인플루언서) 온라인 투표 기간 중 입양돼 새 가족을 만났다. 대형견 성우는 삽살믹스견으로 동물보호단체에서 구조한 유기견이었다.
용산구 관계자는 “선정된 홍보견 모두 파양이나 유기의 아픔이 있지만 밝고 매력적인 댕플루언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보견은 앞으로 1년간 구정 홍보매체(소식지·홍보영상)에 참여하고 용산구 유튜브 채널 브이로그를 촬영하는 등 용산구 공식 구정 홍보모델로서 활동하게 된다.
이외에도 반려 동물은 아니지만, 지자체 이름이나 특징에 착안해 만들어진 동물 캐릭터 홍보대사도 있다. 경기 용인시는 이름의 ‘용’을 캐릭터화한 ‘용용이’를 마스코트로 쓰고 있으며, 고양시는 2013년부터 10년정도 고양이를 캐릭터화해 ‘고양고양이’를 홍보대사로 썼다. 홍어 생산량이 많은 전남 신안군은 홍어 마스코트 ‘홍도리’를, 부산시는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 캐릭터 ‘부기’를 통해 시정과 다양한 행사를 알려왔다.
2020년에는 소방청도 훈령을 개정해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인명구조견을 소방청의 명예소방관에 위촉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안전사회 구현에 이바지했거나 소방행정 발전에 공로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명예소방관으로 선정했지만, ‘명예소방관과 소방홍보대사 운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동물이나 캐릭터로 명예 소방관을 지정해 정책 홍보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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