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경북도 추진 저출생 정책, 성평등 해결안되면 성공못해”

영남취재본부 구대선 2024. 5. 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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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여성회 등 16개 단체 참여
“소득불안정으로 아이 안낳아”

포항여성회 등 대구와 경북지역 여성단체들은 경북도가 추진 중인 저출생 정책에서 성평등이 빠졌다며 저출생 정책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경북도청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1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경북도는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20대 핵심과제를 포함한 100대 과제를 내놓고 1조 2000억원 규모의 저출생 극복 예산을 투입한다”며 “주요 정책으로는 만남 주선, 출산·돌봄 주거지원,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6개 분야 100대 과제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고 일·생활 균형 인식 확산 등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가정의 삶의 질을 보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성단체들은 이어 “2023년 4분기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0.65명이다. 저출생 고령화사회 문제는 지방일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며 경북도 마찬가지다. 이에 저출생 문제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우리 사회가 합계출산율 0.65명이라는 수치가 나타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OECD회원국 평균보다 연간 122시간 많은 노동시간 그리고 결혼과 출생 비용은 물론 자녀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많아지면서 아이를 선택하기는커녕 결혼까지 포기하게 된다. 결혼 후에는 여성이 일하더라도 여전히 가사노동 비율이 80% 정도이며 여성이 출산함으로 노동시장에서의 불이익도 여전하다. 무엇보다도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시장에 몰려있는 청년 여성들의 소득 불안정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큰 원인이 될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 우선돼야 하는데 경북이 내놓은 정책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또 “경북은 ‘전쟁’이라는 폭력적인 단어를 사용했는데 저출생 즉 경북도민이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은 저출생의 문제가 위기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대응하기 위한 지자체의 심각성을 표현한 것이겠지만 이런 폭력적인 표현은 저출생의 본질적인 원인을 제대로 파악했다면 나올 수는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성명서에서 “그동안 우리 정부가 저출생 대응에 사용한 예산이 18년동안 380조에 달한다고 하며 경북도 1조2000억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큰 비용을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잘 사용하는가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이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며 “하지만 경북은 해마다 성평등지수가 전국 최하위 수준임에도 양성평등 사업에 다자녀가족 지원만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9일 윤석열 정부는 가칭 ‘저출생대응기획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공석으로 두면서 결국에는 폐지하겠다는 의지에 맞춰 지방에서도 성평등 정책이 퇴행하고 있는 이때, 경북의 저출생 극복 대응책에 ‘성평등’이 빠져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문화적 요소의 바탕이 되는 성평등인식 확산을 위한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여성단체연합은 “경북도는 청년여성들이 마주하고 있는 성차별적인 구조를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을 바라며 성평등이 빠진 저출생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 발표한 성명에는 포항여성회, 대구여성광장,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인권센터,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구여성회, 대구풀뿌리여성연대, 함께하는주부모임, 경주여성노동자회,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 포항환경연대, 포항장애인자립셍활센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경북교육청지부,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 포항지회, 경북시민인권연대회의(준) 등 16개 단체가 참여했다.

영남취재본부 구대선 기자 k586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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