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씩씩한 모습 보여달라고"…좌완 영건, 사령탑 '쓴소리'에 QS로 응답했다 [현장인터뷰]

유준상 기자 2024. 5. 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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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좌완 영건 오원석이 홈 팬들 앞에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오원석은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즌 4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9-2 승리에 기여하면서 시즌 3승째를 올렸다. 오원석이 삼성을 상대로 승리를 수확한 건 프로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다.

오원석은 경기 초반부터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다. 1회초 첫 타자 류지혁부터 4회초 2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4회초 2사에서 8구 연속 볼로 데이비드 맥키넌과 김영웅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재현에게도 3구 연속 볼로 위기에 몰렸지만, 풀카운트 승부에서 유격수 땅볼을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초 2사 1·2루에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낸 오원석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와 구자욱-맥키넌-김영웅을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다.

경기 후 오원석은 "그동안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무실점한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펼친 것에 대해 좋은 것 같다. 팀도, 나도 승리해서 너무 좋다"며 "더 던지고 싶었는데, 좋을 때 끝내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회초 최지훈의 점프 캐치, 5회초 고명준의 다이빙 캐치 등 야수들의 도움도 오원석에게 큰 힘이 됐다. 오원석은 "(최)지훈이 형도 그렇고 (고)명준이도 정말 고마웠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줘서 꼭 지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상대 전적에서 8타수 4안타로 약했던 구자욱을 상대로 삼진 3개를 잡아낸 점도 눈길을 끌었다. 오원석은 "따로 준비한 건 없다. 경기 전에 배영수 투수코치님, 전력분석팀과 슬라이더가 잘 안 들어가다 보면 피칭 디자인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커브를 많이 쓰면서 타이밍 싸움이 좋았던 것 같다"고 짚었다.

아찔했던 '4회초 11구 연속 볼'을 돌아보기도 한 오원석은 "2사 1·2루에서 (볼카운트) 3볼이 되니까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여기서 볼넷을 주고 한 방을 맞으면 또 이전 경기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가운데만 보고 세게 던지자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사실 이날 경기 전 이숭용 SSG 감독은 오원석에게 '쓴소리'를 했다. 오원석은 직전 등판이었던 8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5이닝 3피안타 5사사구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는데, 과정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게 사령탑의 설명이다.

이 감독은 "LG전도 그렇고 (오)원석이가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것 같다. 위기에서 어떻게든 막고, 그렇지 못하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모습을 마운드에서 보였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날 경기에선 내줄 점수를 다 준 뒤에 그런 모습이 보이더라. 3년째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투수라면 고비를 넘겨야 한다. 기회를 받았다면 본인도 변화해야 한다. 업그레이드하지 못하면 프로에선 기회를 받기 어렵다. 독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취재진으로부터 사령탑의 이야기를 들은 오원석은 "오늘(14일) 인터뷰 기사를 보진 못했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왜 이렇게 잘하려고 하냐'고 말씀하셨다. 마운드에서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근데 그 말씀 때문에 부담스러운 건 없었다. 오히려 감사했다"며 "나 또한 경기하다 보면 화가 난다. 글러브를 던지거나 그럴 순 없지만, 나름대로 표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선 자신감을 갖고 싸움닭처럼 투쟁심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셔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원석은 1군 데뷔 이후 줄곧 '제2의 김광현', '김광현 후계자'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팀 안팎에서 오원석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오원석은 "그런 수식어를 들으면 좋지만, 내가 잘해야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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