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층 명확? ‘파과’에 대한 오해와 진실 [D:헬로스테이지]

박정선 2024. 5. 1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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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작가의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파과'의 성적은 제법 성공으로 평가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작품은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티켓 기준, 창작 뮤지컬 부문에서 '웨스턴 스토리' '프랑켄슈타인' '영웅' '일 테노레' '브론테' 등에 이어 월간(4월15~5월~15일) 6위에 랭크됐고, 라이선스·내한 작품을 포함한 전체 뮤지컬 장르에서도 월간 10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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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구병모 작가의 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파과’의 성적은 제법 성공으로 평가되지만, 어떤 면에서는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다. 작품은 예매 플랫폼 인터파크티켓 기준, 창작 뮤지컬 부문에서 ‘웨스턴 스토리’ ‘프랑켄슈타인’ ‘영웅’ ‘일 테노레’ ‘브론테’ 등에 이어 월간(4월15~5월~15일) 6위에 랭크됐고, 라이선스·내한 작품을 포함한 전체 뮤지컬 장르에서도 월간 10위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페이지원

예매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여성의 비중이 약 90%에 달하고, 연령별로는 20대가 3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작품의 특성에 기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파과’는 여성 킬러인 주인공 조각이 쓸쓸함에 맞서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다. 여성 작가가 쓴, 여성 서사가 여성 창작진과 만난 이 작품은, 얼핏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설정하면서 새롭고 흥미롭게 전개시킨다.

얄팍한 선악 대결 구도도, 뻔한 로맨스나 비약도 없다. 오로지 노화로 표상되는 빛나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찰나의 시선을 담은 소설의 내용처럼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변화를 마주하게 된 조각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쫓는다는 점이 여성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샀다.

그렇다고 작품이 여성 관객들‘만’을 타깃으로 하진 않는다. 작품에는 조각의 변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투우, 변화의 발단이 되는 강 박사 등과의 관계를 통해 전개에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킬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뮤지컬 장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맨몸 격투와 총격전 등 격렬한 액션신이 등장한다. 앞서 ‘순신’ ‘곤 투모로우’ 등에서 신체 움직임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보여온 이지나 연출의 장기가 십분발휘됐다.

ⓒ페이지원

배우들이 서로의 몸에 의지해 적을 공격하고, 열 동작이 넘는 무술 합을 맞춰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배우들의 호흡과 세심한 연출이 돋보인다. 특히 조각과 투우의 전투에선 점멸하는 조명으로 슬로모션 효과를 연출해 몰입도를 최고로 끌어올린다. 원작에서 두 사람의 공격을 상세하게 묘사한 대목은 보이스오버로 표현해 전투 장면의 속도감을 유지했다.

원작을 무대화하는 과정에서 관객의 이해와 몰입을 돕는 장치를 넣은 연출은 이뿐만이 아니다. 작품에는 소설 문법의 색채가 무대 위로 짙게 옮겨졌다. 원작 소설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킬러 내면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처럼, 뮤지컬에서도 조각의 내레이션으로 이끌어가는 장면이 많다. 조각의 머릿속을 떠도는 생각들을 내레이션으로 표현하면서 조각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조각 역에 차지연·구원영, 투우 역에 신성록·김재욱·노윤, 류·강박사 역에 지현준·최재웅·박영수, 어린 조각 역에 유주혜·이재림이 출연한다. 단순히 여성 작가, 여성 창작진, 여성 서사의 뮤지컬로 한정 지을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 흥미로운 소재, 세심하고 스타일리시한 무대 연출,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진 ‘파과’의 재연도 기대해 봄 직하다. 5월 26일까지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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