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데이터도 토큰화 된다…'2경 1600조' 시장 RWA 열풍 [트랜D]

트랜D 2024. 5. 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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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블록체인은 암호화폐나 대체불가능토큰(NFT)과 같은 주로 디지털 세계에 존재하는 자산을 대상으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기존 금융 자산 등 명확한 금전적 가치를 지닌 다양한 유무형 자산을 거래 가능한 디지털 형식으로 토큰화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토큰화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 상승을 비롯해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등 여러 금융 환경 변화 속에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 상품의 탄생이 가능해졌습니다.

최근 미국에선 토큰화된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어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Unsplash

RWA란 무엇인가?


RWA(Real World Asset, 실물자산)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매력적인 활용 사례 중 하나로, 실물, 디지털, 데이터 기반 등 다양한 가치를 토큰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술품과 수집품부터 부동산, 주식과 상품, 개인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 및 무형 자산을 온체인(On-chain)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표현할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여기서 실물 자산은 우리가 현실에서 가치를 지닌 자산을 현금성 자산으로 거래하는 대부분의 자산을 의미합니다.

실물 자산은 소유권을 이전하고 수익원을 공유하며 이전에는 비유동적이거나 비상업적이었던 자산의 유동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열어줍니다. 또한, 토큰화는 전통적인 자산군과 금융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자산 소유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접근성을 개선하며, 금융 제도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금융 시스템을 혁신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지금까지 블록체인으로 토큰화된 자산의 대부분은 미국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1개당 1달러의 가치를 지닌 암호화폐)입니다. 미국 달러 외에 다른 자산의 토큰화는 별다른 진척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 코인을 제외한 RWA로 국채를 비롯해 기존 실물 자산이 점차 토큰화되고 있습니다.

RWA 펀드를 출시한 블랙록. Flickr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RWA 열풍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블랙록 CEO인 래리 핑크는 RWA를 ‘차세대 시장’이라고 했으며, 블랙록은 비들이라는 이름의 RWA 펀드를 공개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RWA 시장이 무려 16조 달러(약 2경 160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주식, 채권 등 기존 금융 상품은 물론 유형 및 무형 자산이 모두 RWA로 전환되면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RWA는 증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만든 토큰증권(STO)과 유사해 보이지만,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자산에 한정됩니다. 기존 전통 금융 상품 투자를 디지털로만 옮긴 것이라 대상 자산도 증권형 자산에 한정되어 있고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 내에서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습니다. 반면 RWA는 다양한 실물 자산을 다룰 수 있습니다. NFT 역시 디지털 토큰이지만 디지털 자산을 토큰의 형태로 만든 것이기에 차이가 있습니다.


RWA가 주목 받는 이유


실물 자산을 RWA로 만들 때는 해당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고 어떤 자산을 토큰화시킬지 발행량 등을 설정합니다. 법적 이슈가 있는지 투자자의 권리, 의무 등을 명시하고 어느 블록체인에서 몇 개의 토큰을 발행할지, 보안 수준 결정 등의 기술 관련 단계가 진행됩니다. 이후 자산 정보가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되는 토큰화 프로세스가 진행됩니다.

RWA에는 자산의 가치와 소유권에 대한 데이터가 토큰 정보에 포함되어 있고 누구나 토큰 정보를 확인해 토큰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실물 자산 정보가 정확하게 누군가의 위변조 없이 디지털로 반영할 수 있도록 검증하는 기능과 단계를 오라클이라 하는데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핵심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토큰화된 RWA는 거래가 가능하고 해당 토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 일부 혹은 전체를 이전하거나 매매할 수 있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미 실물 자산을 현금성 자산으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미술품을 현금으로 사고팔면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RWA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RWA는 자산의 ‘유동성’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거래할 때 복잡한 등록 프로세스와 그에 딸린 복잡한 서류들이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사기가 일어나거나 불합리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RWA로 토큰화된 부동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하면 빠르고 안전하게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합니다. 기존보다 쉽고 빠르게 거래가 가능해 비유동 자산인 부동산을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RWA를 활용하면 고가의 미술품, 원자재, 귀금속 등에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가여서 개인이 투자하기 힘들었던 실물 자산을 RWA를 통해 소액 투자가 가능해 접근성이 좋아집니다. 또한, 거래나 양도가 용이합니다. 주식이나 ETF는 주식시장이 열린 정해진 시간에 증권 거래소를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RWA는 블록체인 기반 지갑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고, 전 세계 누구와도 거래가 가능합니다. 금융 인프라나 시스템이 부족한 국가나 지역에서도 인터넷만 있으면 RWA로 투자와 거래가 가능하므로 실물 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집니다.

다양한 실물자산을 다루는 RWA. Onchain_Edge

RWA의 가능성과 한계


현재 RWA는 부동산, 예술품 등 유형 자산을 위주로 구성되고 있지만, 향후 저작권, IP 등 실질적인 가치를 지닌 다양한 무형 자산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티스트, 작가, 발명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의 지분을 나타내는 RWA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이나 캐릭터 이미지, 애니메이션 등 IP를 토큰화하는 것도 가능하고 기업 브랜드와 같은 무형 자산도 RWA로 가능합니다.

다만, RWA의 한계와 우려도 존재합니다. 실제 부동산 거주자와 RWA 보유자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시장 유동성이나 수요가 부족하면 즉시 현금화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오라클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검증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디지털 네트워크의 오류나 해킹, 처리 지연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RWA에 대한 규제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RWA 시장의 미래는 밝습니다. 새로운 금융 시장의 먹거리가 될 수 있고 RWA만이 지닌 강력한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지식재산(IP)과 같은 자산이 새로운 금융 상품으로 활용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윤준탁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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