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정치의 본질은 국민 삶 개선…합리적 정책 제시해야” [당선인 인터뷰]

권혜진 2024. 5.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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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공약 첫 삽…재개발·강변북로 지하화 속도낼 것”
“국힘 총선 패배, 중도층 확장 실패…잃어버린 5% 찾아야”
“與, 野 비판 방어에 만족해선 안 돼…유능한 국정 운영 이뤄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마포구 지역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상대 후보가 정권 심판을 외칠 때 저는 마포의 개발만 외쳤던 것 같아요. ‘선거의 본질은 유권자들의 삶의 개선이다’라는 메시지가 통한 거죠.”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은 이번 총선 승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그는 서울 최대 격전지인 ‘한강 벨트’ 서울 마포갑에서 단 599표 차로 승리를 거뒀다. 그는 “박빙의 승부를 겪고 나니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당선인은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그의 선거사무실에서 진행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40년 동안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부자(父子)가 지켜왔던 마포를 탈환했다는 것은 너무 기쁘다”면서도 “마포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대한민국 전쟁에서는 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소속 비례대표 중 유일하게 지역구 ‘재선’에 성공한 현역이기도 하다. 조 당선인은 ‘살아남은 자’로서 국민의힘의 이번 총선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조 당선인은 이번 총선 백서에서 특히 ‘잃어버린 5%’를 어떻게 찾을지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수도권 선거에서 항상 5% 내외로 이기고 진다. 이 5% 이내의 지역을 한번 다 전수조사하고자 한다”며 “우리의 간절함이 왜 민주당의 간절함보다 부족했는가를 있는 그대로 분석해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22대 국회에서 “희망의 정치”를 이루고 싶다고 했다. 조 당선인은 “정치가 어느샌가 짜증 나고, 화만 나고 스트레스받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본래의 정치”라며 “정치권이 던지는 메시지에서, 발의 법안에서, 조정훈의 정치 활동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을 수도 있겠단 말을 듣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 마포구 지역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다음은 조 당선인과 일문일답

- 선거 유세하며 마포갑 지역 주민들을 많이 만났을 것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지역 주민들이 저를 많이 알아본다. 사우나 갈 때도 표를 끊으면 항상 2번 로커를 준다. 키를 주면서 ‘의원님 들어가신다~’ 하고 농담하기도 한다. 초등학생들도 많이 알아봤다. 하루는 아현동에 있는 한 초등학교 하굣길에 서 있었는데 초등학생들이 다 제게 뛰어왔다. 아이들이 ‘우리 반에서 아저씨 카드 모으기 하고 있다’면서 명함을 많이 달라고 하더라. 그런데 미성년자에게는 주면 안 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엄마·아빠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그 부모님께 드렸다.

- ‘마포갑’ 총선 공약 중 가장 먼저 실행할 공약은 무엇인가
▷ 강변북로 지하화 조기 착공, 유수지 한강뷰 스포츠센터 건립, 마포 교육발전특구 지정 등 지역 공약을 내세웠다. 내세운 공약을 다 진행하기 위해 판넬을 만들어 하나씩 다 실현하고 있다. 모든 공약이 출발은 다 한 것 같다. 공덕동 재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강변북로 지하화도 행정부와 국회가 원팀이 되어 최대한 빠른 속도로 조기 착공하려고 하고 있다.

- 희망 소관 상임위가 있다면
▷ 21대 국회에 있었던 법제사법위원회에 계속 있어도 좋고 정무위원회에 가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다. 재개발 공약을 위해서는 국토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포갑이 특히 박빙 승부처라 당에서 많이 고려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재선 의원으로 역할이 더 많아질 텐데 초선 의원을 잘 받쳐주고 중진 의원들을 잘 보필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

- 제22대 총선 백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이번 총선 결과를 평가하자면
▷ 확장에 실패한 선거라고 본다. 세 번 연속으로 선거에서 졌는데, 이 정도면 운이 나빠서 진 것은 아닐 것이다. 수도권 선거에서 항상 5% 차이로 지고 이긴다. 진보와 보수층이 있다면, 이 중도층을 확장하지 못했다. (중도층에게) 매력적으로 관심이 가는 정책과 메시지를 내야 했다. 보수가 집권하면 서민 복지가 더 촘촘해진다,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와 같은 확신을 줬어야 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다시 매력적인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그런 모습이 되어야 한다. ‘보수’하면 멈춤, 느림, 부자, 강남, 영남, 남자 이런 키워드만 떠오르면 뭐가 매력적이고 재밌겠나. 특히 대한민국의 허리인 수도권 중산층 40·50대의 지지를 다시 얻어야 한다. 이번 총선 백서에서 이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분석해 담아내고자 한다.

- 제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 현재 상황에서는 더 똘똘 뭉쳐 더 단단하게 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업의 본질을 헷갈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당의 본질은 국정운영이고, 야당의 본질은 여당 비판이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매일같이 비판할 것이다. 이를 잘 막아냈다고 해서 득점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의 득점은 국정 운영을 더 유능하게 하고, 물가를 관리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연금 개혁안을 만들고, 의정 갈등을 잘 정리해 합의안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쌓아가면서 ‘국민의힘이 이제 정신 차렸네’ 하고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

 - 조정훈 당선인에게 정치란?
▷ 부엌이라 생각한다. 세계은행에서 근무할 당시 우즈베키스탄 개발 원조를 총괄했다. 우즈베키스탄에 발전소도 짓고, 학교도 짓고, 고속도로도 많이 냈다. 그런데 근무 마지막 날 환송회에서 현지 직원들이 꼽은 임기 중 가장 잘했던 일은 그게 아니었다. 우리 사무소에 조그맣게 버려져 있던 공간을 함께 밥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개조한 일이었다. 이게 지도자가 할 일이고 정치인이 할 일이라는 생각을 그때 했다. 큰 거대 담론도 중요하겠지만, 평범한 한 사람의 삶이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 느꼈다. 

- 마포갑 지역구 주민들에게 한 마디
▷ 귀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4년이라는 시간동안 하나씩 마포와 지역구민 삶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저에 대한 기대가 실망이 되지 않도록 저를 뽑지 않은 분들도 ‘생각보다 잘하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4년을 알뜰하게 보내겠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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