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도 맛있고 특별하게… 왜 소비자들은 '젤리' 제형에 열광할까?

이금숙 기자 2024. 5. 15. 05: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물 없이도 복용이 가능하다는 편리성과 맛에 주목하며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찾는다. 이러한 경향은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에서도 나타난다. 사진은 헤일리온 코리아의 센트룸 멀티 구미(왼쪽)와 동아제약의 박카스 젤리(오른쪽)/사진=헤일리온 코리아, 동아제약 제공
최근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 중 ’젤리 제형‘을 많이 찾는다. 예를 들어 헤일리온 코리아의 ‘센트룸 멀티구미’는 2021년 출시 이후 연평균 112%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전체 센트룸 제형 매출 중 27%를 차지할 만큼 기업 내에서 비중 있는 입지를 다졌다. 또 내츄럴라이프의 ‘얼라이브’, 네이처메이드의 ‘비타민 구미 시리즈’, 정관장의 ‘홍삼 구미’ 등 다양한 젤리 제형 제품들이 시장에 계속 인기를 얻고 있다. 아울러 건강기능식품은 아니지만, 피로회복제 박카스의 젤리 제형으로 출시된 ‘박카스맛 젤리’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기준 90억 규모의 매출과, 2018년 이후 매년 15% 이상의 성장률은 소비자들의 젤리 제형 자체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여준다.

◇소비자, 팬데믹 이후 젤리형 제품에 주목 시작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영양 보충용 제품에 젤리 제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 이후부터다. 이후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수요가 급부상했다. 팬데믹 이후 건강을 챙기고 싶은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그 중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해 본 적이 없거나 많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접해보지 않은 라이트 소비자들이 젤리 제형에 주목한 것.

젤리 제형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건강기능식품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 식품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는데, 특히 박카스 음료를 자주 구매하는 중장년층 세대에서 젤리 제형을 많이 찾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평소 박카스를 즐겨 마신 중장년층 고객들이 박카스맛 젤리를 많이 찾아주고 있다”며 “젤리 제형은 연령층 상관없이 간편하게 섭취가 가능해 다른 제형들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제형에 모든 영양소 담을 순 없지만… 장점이 단점 눌러

사실 모든 영양소가 젤리형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젤리에 담을 수 있는 영양소는 대부분 비타민과 미네랄(무기질)에 한정되며, 이마저도 담아낼 수 있는 함량에 한계가 있다. 또 최근에는 비타민 고함량의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제형의 특성상 정제형(타블렛)에 비해 많은 영양소를 담기 어렵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젤리 제형에 주목하는 것은 젤리 제형이 갖는 장점이 영양소의 불리함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맛과 섭취의 편리함이 젤리형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이 강조하는 가장 큰 장점이다.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라도 더 맛있고, 편하고, 특별하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심리를 공략한 것이다.

특히 성인용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이 증가하면서, 섭취의 편리성은 어린이 세대뿐만 아니라 MZ세대와 중장년층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누리고 있다. 정제형 제품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데 부담을 느껴 섭취를 중단하기도 하는데, 젤리형을 접하면서 더 쉽고 꾸준하게 영양제를 챙겨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헤일리온 코리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젤리가 어린이용 제품으로 인식됐지만, 성인용 제품을 출시하고부터 젤리가 어린이들만 섭취하는 제형이 아닌 것으로 인식이 변했다”며 “주 소비층은 MZ세대지만, 40대 초반 소비자까지도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신제품 꾸준히 출시 중… “시장 앞으로도 커질 것”

제약사들은 젤리 제형 시장이 현재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세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성장세를 활용해 신규 제품들을 계속해서 출시할 계획이다. 헤일리온 코리아에 따르면, 센트룸은 비타민 제품군이 아닌 젤리형 신제품 2종을 올여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헤일리온 코리아 관계자는 “매달 경쟁사에서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은 앞으로도 성장세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과다 섭취 괜찮을까? ’성인용‘ 제품은 피해야

젤리형 건강기능식품은 어린이 소비자 사이에서 남용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 어린이가 용법을 정확하게 지키지 않고 건강기능식품을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어린이용 제품을 과다 섭취하는 경우 대개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모든 제품이 해당하지는 않지만, 보통 어린이용 제품은 비타민B·C 등 수용성 영양소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다 섭취하더라도 필요한 양만 체내에 흡수되며, 필요 이상의 영양소들은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또 제약사에서 어린이용 제품을 제조할 때 과다 섭취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양소 함량을 조절한다. 중앙약국 이준 약사는 “당연히 용법을 정해진 대로 지켜 섭취해야 하지만, 어린이들이 며칠 만에 다 먹어버려도 문제가 되지 않게끔 제조 과정에서 함량을 조절한다”며 “어린이용 제품은 대부분 수용성이다”라고 말했다.

대신 성인용 제품을 어린이에게 먹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성인용 제품에는 어린이용 제품에 비해 영양소 함량이 어린이에게 필요한 그 이상으로 많이 함유돼 있으며, 비타민D·E 등 지용성 영양소도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지용성 영양소는 수용성 영양소와 달리 과다 섭취할 경우 체내에 쌓여 호르몬 이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이준 약사는 “성인용 제품에는 어린이용 제품과 달리 지용성 성분도 많이 함유돼 있어 어린이에게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