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배우들이 재현하는 원작의 감동…뮤지컬 ‘천 개의 파랑’ [D:현장]

박정선 2024. 5. 14. 19: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월26일까지 CJ토월극장

동물과 로봇, 인간의 종을 넘어선 회복의 연대를 그린 천선란 작가의 소설 ‘천 개의 파랑’은 2019년 출간 이후 15만부 이상 판매되며 여전히 SF소설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다. 지난 12일부터 공연되고 있는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 역시 원작의 따뜻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무대 위의 배우들이 소설 속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해낸다.

ⓒ데일리안DB

주목할 점은 각색 포인트다. 이들은 인물들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낮은 가능성에 거는 희망’을 위해 모두가 연대하는 작품으로 각색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연출가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거나 두려움을 갖고 있는, 혹은 아주 천천히 걷는 사람들을 다룬 이야기다. 원작으로 꽤 오랜 고민하고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거듭하면서 조금 천천히, 다르게 가는 사람 혹은 로봇, 동물을 잊지 말고 꼼꼼히 챙기고자 했다”면서 “천천히 걸어가도 괜찮고 그것은 잘못이 아님을, 뒤쳐진 것이 아님을 말하고자 했고 그들을 동반자로 바라보자고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작품의 각색 의도를 설명했다.

무대 위의 전달자인 배우들은 한 마음으로 원작에서 느낀 감동을 관객에게 전달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콜리 역을 맡은 배우 윤태호는 “콜리가 로봇의 언어로 무심하게 이야기하지만 따뜻한 언어들이 많다. 그런 말들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같은 역의 진호(펜타곤)도 “소설을 읽고 큰 위안을 받았는데 관객들도 저와 같은 마음을 느꼈으면 해서 인간의 관점에서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재 역을 맡은 효정과 서연정도 함께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서연정은 “처음 등장했을 때의 연재의 모습과 콜리를 만난 이후 2막에서의 연재의 모습에 분명한 차별을 두고 싶었다. 무뚝뚝했던 연재가 콜리를 만난 이후 따뜻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연재의 변화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효정은 이번 작품으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그는 “‘천 개의 파랑’이라는 작품을 통해 뮤지컬 도전이라는 새로운 첫걸음을 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무대에 설 때마다 짜릿함을 느끼고 있다”고 설레는 감정을 보였다.

보경 역의 김건혜 역시 “저도 ‘천 개의 파랑’을 평소 너무 애정하던 터라 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두 딸과 남편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아가고 있다”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캐릭터가 어렵기도 하지만 매순간 치유받고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겪고 있다. 관객들도 이 작품을 보면서 이런 경험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서는 메시지만큼 크게 화제를 모은 것은 인형(퍼펫)의 등장이다. 수작업으로 만들었던 기존의 인형과 달리 3D 모델링과 설계를 통해 미래적인 질감과 형태를 구현한 로봇의 형태를 띄고 있지만, 콜리 역의 배우가 대사하고 노래를 하면서 로봇을 구동하는 퍼펫티어와 함께 움직이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날로그적 따뜻함도 공존한다.

김태형 연출은 “로봇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할지 고민이 깊었다. 인형으로 결정한 이후에 연구를 많이 했음에도 본격적으로 다뤄본 적이 없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로봇의 외형을 가진 인형과 그것을 조종하는 배우 그리고 서포트하는 퍼펫티어가 한 덩어리로 움직일 때 연극적인 무대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천 개의 파랑’은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의 창작 레퍼토리 극이기도 하다. 앞서 선보인 ‘신과 함께’와 ‘나빌레라’에 이어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형 공연의 극”이라며 “여러 방면에서 소외된 존재들이 등장하고, 이들이 서로 연대해서 스스로를 구하는 이야기다. 훌륭한 창작진의 협업으로 좋은 그릇에, 내용적으로도 호소력과 전달력 있게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이제 관객들이 보고, 느끼고 평가할 차례”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연은 오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