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성적' 맨유, FA컵 앞두고 '파티는 없다' 전격 결정...연간 시상식 취소

에릭 텐 하흐 (아약스, 맨유) /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매년 전통적으로 시행하던 시즌 종료 시상식을 취소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스포츠'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맨유는 시즌 마지막 주에 올드 트라포드에서 개최하는 연간 시상식 개최 계획을 전맨 백지화 했다.

당초 행사는 20일에 개최될 예정이었다. 1군은 물론 유소년팀, 우먼스팀까지 모두 참가하는 연중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다. 선수는 물론 가족까지 참가해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다. 

시상식에 앞서 팀의 가장 위대한 전설인 보비 찰턴 경의 이름을 딴 올해의 선수, 올해의 득점, 올해의 유망주 등 다양한 분야의 투표를 진행해 시상식을 가진다. 

맨유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시상식 취소는 자연스럽다. 리그 종료까지 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16승 6무 14패 승점 54점으로 8위를 기록 중이다. 52득점, 56실점. 득실차가 -4로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맨유 최악의 성적이다.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물론 잔여 경기에서 뒤집을 수 있지만 팀 상황이 엉망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시포드, 라파엘 바란,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등 주요 선수 11명이 부상으로 빠져 유소년 선수들이 벤치를 채우는 상황이다. 

지금 상황이면 맨유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주최 유로파리그는 커녕 컨퍼런스리그 진출권 확보도 힘들다. 

"차라리 리그에 집중하는 기회를 만들라"는 조소가 팬들에게 나오는 상황에서 맨유의 유일한 희망은 FA컵 우승이다.  만약 맨시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우승의 영광은 덤이다. 시상식을 취소한 이유다. 

맨유는 당초 계획된 시상식 닷새 후인 25일 웸블리에서 맨시티와 FA컵 결승전을 가진다. 시상식과 파티로 분위기를 흐트리지 않고, 긴장 속에서 훈련을 통해 결승전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새로 구단을 인수한 짐 래트클리프 구단주와 수뇌부가 결정했다. 

짐 래트클리프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 게티이미지코리아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맨유의 1군 성적은 초라하지만 다른 팀들은 나름의 성과를 냈다. 우먼스팀은 창단 최초로 여자 FA컵에서 우승했고, 18세 이하(U18)팀은 리그와 컵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1군 성적으로 인해 축하를 받아야 마땅한 다른 팀들이 피해를 본다는 시선이다. 팬들은 "1군이 엉망이라는 이유로 우승컵을 차지한 다른 선수들이 박수를 받을 기회를 잃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맨유는 지난 2021/22 시즌에도 시상식을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을 시즌 중 경질하고 랄프 랑닉 임시 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했지만 6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게티이미지코리아

맨유의 최근 10년 '올해의 선수' 수상자들 

2022/2023 : 마커스 래시포드
2021/2022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20/2021 : 브루노 페르난데스
2019/2020 : 브루노 페르난데스
2018/2019 : 루크 쇼
2017/2018 : 다비드 데 헤아
2016/2017 : 안더르 에레라
2015/2016 : 다비드 데 헤아
2014/2015 : 다비드 데 헤아
2013/2014 : 다비드 데 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