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협상했던 마쉬 감독, 캐나다 축구대표팀 맡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제시 마쉬(미국) 전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이 캐나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다.
캐나다축구협회는 14일(한국시간) "마쉬 감독을 캐나다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마쉬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6 북중미월드컵까지다. 마쉬 감독은 캐나다축구협회를 통해 "홈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캐나다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돼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리더십과 역동적인 캐나다 축구선수들의 잠재력은 나에게 영감을 줬다"며 "나는 막중한 책임감을 감당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앞서 마쉬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유력 후보로 언급됐다. 하지만 연봉 등 세부 계약 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은 최종 결렬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가 마쉬 감독에게 제시한 연봉은 세전 200만 달러(27억원) 안팎이지만, 마쉬 감독은 세후 기준 200만 달러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연봉이라서 40% 이상의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쉬 감독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축구협회가 부담해야 할 액수는 매년 350만 달러(약 48억원) 수준으로 치솟는다. 축구협회의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액수였다.
캐나다축구협회도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았다. 캐나다축구협회는 2021년 530만달러(약 72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2022년 630만달러(약 86억원) 적자를 봤다. 현지 매체들은 2023년 역시 적자가 발생한 걸로 추정한다. 살림이 워낙 빠듯해, 마쉬 감독 영입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방법을 찾아냈다. 캐나다협회는 마쉬 감독 선임을 발표하며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에 참가하는 캐나다 3개 팀(몬트리올, 토론토, 밴쿠버)의 구단주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 구단을 소유한 현지 유력 기업가 조이 사푸토, 스포츠 기업 메이플 리츠 스포츠 앤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지원 아래 자금줄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마쉬 감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를 이끌며 두 차례 리그 우승을 지휘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그는 잘츠부르크에서 한국의 주전 측면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지도한 인연도 있다. 축구협회는 당초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했다. 다음 달에 열리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잔여 경기에 앞서 새 감독을 뽑기 위해서다. 하지만 마쉬 감독 영입에 실패하면서 돈과 시간, 양쪽으로 쫓기는 형국이 됐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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