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장교, 중동 정책 비난 사임…“수치심과 죄책감”

전웅빈 2024. 5. 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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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의 중급 장교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며 직에서 물러났다.

만 소령은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 도시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점점 더 커졌다고 말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 지구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내부 반대 물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강조하면서도 민간인 피해 급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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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를 걷고 있는 어린이들.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의 중급 장교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며 직에서 물러났다. 미군 장교가 대이스라엘 정책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며 사임한 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해리스 만 소령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가능하게 하고 힘을 실어준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며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지역 정보 분석가인 만 소령은 13년간 군에서 근무하며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 파견됐고, 튀니스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도 근무했다.

만 소령은 이날 링크드인에 올린 사의 표명 서한에서 “지난 6개월 동안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던 정책은 수만 명의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을 죽이고 굶주리게 한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거의 조건 없는 지원이었다”며 “이런 무조건적인 지원은 더 큰 전쟁의 위험을 초래하는 무모한 확전을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만 소령은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 도시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점점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가자지구에 대한) 끔찍하고 가슴 아픈 이미지들이 뉴스를 통해 재생됐고, 해당 사진들이 내가 맡은 임무와의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 엄청난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만은 이날 링크드인에 “지난 4월 퇴사한 뒤 내부적으로 사직 서한을 공유했는데 뜻밖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더는 침묵을 지킬 수 없다”며 “나는 (이스라엘 정책에 반대하는) 당신이 혼자가 아니고 무력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길 바라며 이를 공개한다”고 적었다.

만 소령은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사직서를 제출했고, 군은 오는 6월부터 발효되는 사직 승인서를 지난 1월 재가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정책을 반대하며 군 장교가 사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설명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는 가자 지구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내부 반대 물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0월에는 무기 이전을 감독하는 국무부 관리인 조쉬 폴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계속 보내기로 한 결정에 항의하며 사임했고, 지난 2월에는 애런 부쉬넬 공군 상병이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반전 시위를 벌이며 분신했다. 지난 1월에는 교육부 정무직 관료였던 타리크 하바쉬가 가자지구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 반대한다며 사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강조하면서도 민간인 피해 급증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메시지를 반복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하마스를 격퇴하고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상대로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하는 이스라엘의 책임도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휘말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지옥에 있다면서도 “우리는 가자에서 일어나는 일이 집단 학살(genocide)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청소년 서밋’ 강연에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전장에서의 압도적이고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구상에 대해 말한다”며 “그것이 유력하거나 가능할 것으로 우리가 믿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상황이 9·11 테러 이후 미국 상황과 비슷하다며 “정치적 해법이 더 시도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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