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돌아왔다"…이미지 한 장에 주가 70% 폭등한 게임스톱

조슬기나 2024. 5. 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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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돌아왔다." "또 가즈아~." 미국 뉴욕증시에서 대표적인 '밈 주식'인 게임스톱의 주가가 13일(현지시간) 70%이상 폭등했다. 2021년 공매도 세력에 맞서 '개미들의 반란'을 주도했던 투자자 '로어링 키티'가 약 3년 만에 재등장하면서다. 게임스톱 폭등으로 공매도자들은 하루 새 10억달러에 육박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은 전장 대비 74.4% 급등한 주당 30.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게임스톱의 주가는 38달러선을 돌파했고, 급격한 변동성으로 인해 여러 차례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또 다른 밈주식인 AMC 엔터테인먼트 역시 전장 대비 78.4% 상승한 5.19달러에 마감했다. 과거 게임스톱 사태 당시 개미투자자들의 집합처였던 레딧의 주가도 9%가량 뛰었다.

이미지 한 장에 게임스톱 주가 폭등, 왜?

이날 이들 밈주식의 폭등을 이끈 것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라온 게시물이다. 2021년 게임스톱 사태를 이끈 '대장개미' 키스 질의 계정(계정명 로어링 키티)에 이미지 1장이 올라온 것이다. 게임용 조이스틱을 들고 편안하게 의자에 기대있던 한 남성이 이제부터 제대로 해보겠다는 듯 상체를 바로 세우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 그림이었다. CNN은 인터넷 유행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노유어밈을 인용해 "상황이 심각해질 때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2021년6월 이후 비활성화 상태였던 그의 계정에 새로운 이미지가 뜨자, 팔로워들은 "로어링 키티가 돌아왔다"고 열광했다. 이처럼 뜨거운 개미 투자자들의 반응이 즉각 게임스톱, AMC 주식의 집중 매수로 이어진 것이다. 엑스에서 해당 이미지의 조회수는 2000만건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질은 '앞으로 바쁜 몇주가 될거야, 형제여' 라는 드라마 대사 등이 담긴 동영상 트윗 등을 연달아 올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게임스톱 사태 재개되나

현재 월가에서는 2021년 뉴욕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이른바 '게임스톱 사태'가 재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로어링 키티의 재등장을 확인한 레딧 주식토론방은 "나는 10만달러를 갖고 있고, 모든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 "또 가즈아(Here we go again)" 등의 게시글과 댓글로 떠들썩하다. 찰스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투자전략가는 "여전히 주식 숭배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과거 게임스톱 사태는 2021년 레딧의 주식 토론방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투자자들이 월가 기관투자가의 공매도에 맞서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계정명 로어링 키티로 유명한 질은 당시 레딧,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게임스톱의 높은 공매도 비율, 이에 따른 헤지펀드의 쇼트 스퀴즈 전망 등을 언급하며 게임스톱 매수 운동을 펼쳤었다.

2021년 한해동안 게임스톱의 주가 상승폭은 무려 2400%에 달했다. 게임스톱뿐 아니라, AMC, 베드베스앤드비욘드 등을 중심으로 밈 주식 붐도 일었다. 게임스톱 주식에 공매도했던 멜빈 캐피털은 큰 손실을 입고 펀드를 청산했다. 해당 사태는 영화 '덤 머니'로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규모 랠리에 공매도세력, 10억 손실"

이날 게임스톱의 대규모 랠리로 공매도 세력은 이미 10억달러에 육박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매체 CNBC는 S3파트너스 데이터를 인용해 이날 손실을 포함한 5월 공매도 손실 규모가 12억4000만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S3파트너스의 아이호 두사니스키 전무이사는 "주당 30달러 이상의 게임스톱 주가는 신규 공매도 진입에 매력적"이라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게임스톱은 여전히 공매도 비중이 높은 주식으로 공매도 비중이 24%를 웃돈다.

이러한 투기성 밈 주식 열풍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웨드부시의 마이클 패처 분석가는 CNBC에 "주가를 이렇게 높게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요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면서 "게임스톱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스톱의 핵심사업은 쇠퇴하고 있다면서 올해 손실 규모만 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드부시가 제시한 게임스톱의 목표주가는 5.60달러로 이날 장중 최고가(38.2달러)는 물론, 종가(30.45달러)에도 훨씬 못미친다.

경제매체 CNBC는 "게임스톱의 재열풍이 월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면서 "로어링 키티의 귀환은 게임스톱의 놀라운 랠리를 촉발했다. 하지만 수익성 없는 기업의 투기성 랠리는 또다시 좋지 않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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