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넘는 신약 → 800만원… 유전자 치료제가 실명 막았다

민태원 2024. 5. 1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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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젊은 여성 2명이 지난 2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약값 부담이 크게 덜어진 유전자 치료 신약을 처음으로 투여받고 영구 실명 위기를 모면했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 변성 질환'을 앓는 30대 여성 2명에게 지난 3월과 4월 잇따라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를 투여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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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망막 질환 30대 여성 2명 ‘럭스터나’ 투여… 건보 혜택 받아
고가의 유전성 망막 변성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이후 처음으로 해당 치료제 투여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가 수술 후 시기능 검사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젊은 여성 2명이 지난 2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약값 부담이 크게 덜어진 유전자 치료 신약을 처음으로 투여받고 영구 실명 위기를 모면했다. 이 치료제는 양쪽 눈에 6억5000만원이나 들지만 건보 급여화로 환자 부담이 최대 800여만원으로 확 줄었다. 그간 비용 문제로 치료받기 어려웠던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이 향후 급여 혜택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시기능이 회복되는 희망을 갖게 됐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는 ‘RPE65 유전자 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 변성 질환’을 앓는 30대 여성 2명에게 지난 3월과 4월 잇따라 유전자 치료제 ‘럭스터나’를 투여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럭스터나는 RPE65 유전자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돼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RPE65는 망막에서 시각 회로의 중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다.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빛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으로 전달되기 어렵게 된다. 어려서부터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좁아짐, 눈 떨림이 발생하고 결국 실명에 이른다. 빛을 전혀 감지 못하거나 밝은 곳에서도 캄캄한 어둠 속에 등불 하나 켠 수준의 빛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선 10만명 당 2~3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선 진단 환자가 드물어 현재 10명 안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럭스터나는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아데노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해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원리다. 안구 내 젤 형태의 유리체를 절제한 뒤 망막 아래 공간에 미세 바늘을 이용해 럭스터나 약제를 주입한다. 수술 후 염증이나 안압 상승 등 이상 반응이 없으면 바로 다음 날 퇴원 가능하다.

김상진 교수는 13일 “RPE65 연관 유전성 망막 변성 환자들은 어려서부터 극심한 야맹증으로 조금만 어두워도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겪고 저시력 상태로 지내다 점차 시야가 좁아지며 대개 20~30대에 완전 실명한다”면서 “럭스터나 치료는 실명 진행을 막을 뿐 아니라 망막세포의 빛에 대한 민감도가 평균 100배 정도 향상돼 수술 전보다 더 어두운 곳에서도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RPE65 연관 유전성 망막 변성은 레버선천흑암시, 망막색소변성, 조기 발병 중증망막이영양증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들 질환 진단자 중 유전자 검사로 관련성이 확인되면 럭스터나를 투여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다만 이미 시력을 잃었거나 실명에 근접해 생존 망막세포가 적을 경우 투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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