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부동산PF ‘소방수’ 캠코…건전성 괜찮나

김동운 2024. 5. 14. 06: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부채비율 181.73%…‘중장기 재무 계획’서 200% 초과 전망
새출발기금 확대·새마을금고 채권 인수 영향…“내부적으로 재무 영향 없다 판단”
한국자산관리공사 제공.

최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의 존재감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운영을 비롯해 새마을금고와 부동산PF 건전성 악화에 따라 부실채권 매입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소방수 역할을 담당해야할 곳이 늘어나면서다.

다만 부실채권(NPL)의 매입을 위한 자금 소요가 늘면서 공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해 건전성 우려가 나오고 있다. 캠코는 현 시점에서 건전성 문제는 크지 않다며 만전의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1013억원을 기록했다. 캠코의 지난해 흑자 기록은 금융권을 놀라게 했다. 앞서 캠코가 출범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캠코가 정부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 계획’에 따르면 캠코는 2023년 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캠코가 적자를 전망한 것은 새출발기금 때문이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이후 원리금 상환이 유예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채권의 부실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된 정책금융 상품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해 원금의 최대 90%를 탕감해준다. 이 과정에서 캠코는 채무 조정 이후에도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대손충당금을 쌓다가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 봤다. 

하지만 캠코는 흑자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새출발기금 확대와 새마을금고 부실채권 인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 등 사업 영역 확대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캠코 관계자는 13일 “중장기 재무 계획에 나와있는 단기순이익 전망치의 경우 보수적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에 평가손익을 계산하니 보수적인 전망치보다 비교적 높게 나와 실적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캠코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은 여전하다. 당장 올해부터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캠코가 정부에 제출한 ‘2023~2027년 중장기 재무 계획’에 따르면 올해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할 것이라 전망됐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재무 위험 기관’으로 지정돼 자산 매각,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 등의 재정 건전화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

실제로 캠코의 부채비율은 아슬아슬한 선을 이어나가고 있다. 알리오(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캠코의 부채비율은 코로나19가 절정이던 지난 2020년 193.94%로 200%에 근접한 이후 2021년 172.93%, 2022년 145.13%로 안정화됐다. 그러다 2023년 말 181.73%로 급격히 상승했다.

캠코의 부채비율 증가는 새출발기금 대상 확대와 새마을금고 부실채권 인수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캠코는 지난해 말 1조원 가량의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매입했다. 여기에 추가로 2000억원의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을 매입하기로 했으며 저축은행업권에도 2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PF채권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새출발기금의 규모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새출발기금 신청자는 5만894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를 훌쩍 넘었다. 지원 액수는 9조5186억에 달한다. 

소방수로서의 캠코의 역할이 늘어나자 캠코는 공사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캠코는 올해 1분기 8000억원 규모 공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연간 공사채 발행액의 40.5%를 한 분기 만에 채웠다. 2021년(1조원)과 2022년(1조1100억원) 연간 발행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캠코는 이러한 우려에도 재무 여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캠코 관계자는 13일 “공사채 발행 규모가 연간 단위로 비교를 하면 꽤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며 “다만 캠코에서는 공사채를 반영할 때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하는 범위를 감안해 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코가 채권 매입을 계획한 규모가 실제 부채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보니 캠코의 부채 감당 능력은 순수하게 채무가 얼마만큼 더 늘어나느냐의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내부적으로는 재무 여력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