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감귤밭 갈아엎고 사탕수수 키우게 되나

최충일 2024. 5. 14. 00: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귤의 섬’ 제주도가 열대작물인 사탕수수를 소득작물로 기른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서부농업기술센터는 13일 “제주지역 농업생산 구조를 개선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탕수수 시험재배에 나섰다”고 밝혔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4월 중순 330㎡ 규모의 밭에 막 자라기 시작한 사탕수수 100주를 심었다. 이 가운데 80%는 시설(온실) 재배하고 20% 정도는 야외에서 키운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이곳에서 올 9~10월께 사탕수수 1t을 수확할 계획이다. 서부농업기술센터는 재배 가능성이 확인되면 농가에 보급하기로 했다. 제주 사탕수수는 주로 즙을 짜 마실 거리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와 남미가 주산지인 사탕수수는 2~6m까지 자란다. 대나무와 비슷한 줄기에 즙이 풍부하고 단맛이 강한 대표적 열대성 작물이다. 평균기온 섭씨 20도, 강우량 1200~2000㎜ 이상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제주도 연평균기온은 15.6∼16.9도이며, 연 강수량 1182∼2030㎜이다. 시설 온도를 일정 기간 높여주면 사탕수수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서부농업기술센터는 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40년대 제주의 평균기온은 14도 안팎에서 매년 조금씩 올랐다. 1990년대 평균기온은 50년 전보다 2도 이상 늘어난 16.4도였고, 2020년대 들어서는 매년 17도를 넘어섰다. 80년 동안 평균기온이 3도 정도 상승한 제주에서는 이미 망고·바나나·용과·패션푸르트 등 열대·아열대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2022년 농촌진흥청 집계에 따르면 용과는 5.4㏊에서 53t, 패션프루트는 3.2㏊에서 21t이 생산됐다. 2012년 22.6㏊였던 망고 재배면적은 2022년 41㏊로 배 가까이 늘었다. 바나나 재배 면적도 2022년 10㏊로 2015년(1㏊)보다 10배 증가했다.

반면 감귤 재배 면적은 줄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22년 제주 감귤 재배면적은 1만9871㏊로 2000년 2만6813㏊보다 25.9% 줄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 농가가 자체적으로 감귤밭을 없애거나 간벌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귤을 재배하던 곳은 한라봉·천혜향 등 만감류(4162㏊)와 열대 과일이 차지했다. 현대양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농업인 소득 안정성을 확보하도록 새 소득작물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