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가게 '제 집처럼'…주인 오자 냉장고로 문 막고 버틴 40대

김은빈 2024. 5. 13. 21: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JTBC 캡처

무인점포에 들어가 문을 잠근 뒤 음식을 훔쳐 먹고 잠까지 잔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가게 주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냉장고로 문을 막고 버티기까지 했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절도,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 16분쯤 춘천 효자동의 한 무인점포에 무단 침입해 계산하지 않고 취식한 뒤 같은 날 오전 10시 35분쯤 범행이 적발되자 냉장고로 출입문을 봉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가게 안으로 들어와 다른 손님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근 뒤 '제 집처럼' 가게를 누비고 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판매 중인 라면 등을 마음대로 먹는가 하면 구석에서 잠옷을 갈아입은 뒤 의자를 한데 모아 만든 자리에 벌러덩 눕기도 했다.

날이 밝은 뒤 가게 주인이 나타났지만, A씨는 되레 냉장고 등으로 문을 막아버렸다. A씨는 가게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수차례 '투항하라'고 경고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가게 안에 꼼짝없이 숨어 있었다.

이에 경찰은 A씨를 붙잡기 위해 점포로 통하는 도주로를 차단한 뒤 문을 강제 개방해 25분 만에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별다른 거주지가 없는 노숙자로 파악됐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홍천에서부터 걸어와서 새벽에 도착해서 배가 고프니까 문을 잠그고 들어가서 커피고 라면이고 있는 대로 막 먹은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