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 문진부터 실손 청구까지… 병원 이용 모든 서비스 탑재 [헬스 스타트업]

이금숙 기자 2024. 5. 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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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스타트업]병원 이용 통합 솔루션 앱 ‘어디아파’
비플러스 헬스케어 정훈재 대표 인터뷰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장기화 되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스마트폰·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진단·치료·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는 병원 가기 쉽다고 하지만,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병원 경영의 효율을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의 도움이 절실해졌다. 국내에서 가장 큰 관절전문 종합병원 부민병원은 일찌감치 환자 치료와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에 주목했다. 2017년 회사를 설립하고, 150개 정도의 아픈 증상에 따라 적합한 진료과와 가까운 병원을 알려주는 ‘어디아파’ 앱을 2020년에 만들었다. 병원에 가서 의사가 처음으로 하는 ‘문진(問診)’을 고도로 디지털화 해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여기에 병원 예약, 진료비 결제, 실손보험 청구 서비스까지 탑재했다. 정형외과 전문의이면서 서울부민병원 병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비플러스 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는 정훈재 대표를 만났다. 
비플러스 헬스케어 정훈재 대표/ 김지아 객원기자
-비플러스 헬스케어는 어떤 회사인가?

비플러스 헬스케어는 ‘의료 데이터 기반의 헬스케어 아이티 솔루션 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현재 직원은 총 14명이고, 아직 큰 매출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23억 매출을 기록했다. 내가 원장으로 있는 부민미래의학연구원 직원이 21명 정도 같이 일하고 있어 실제로 35명 정도가 같이 움직이고 있다. 직원 중에 의사만 5명인데, 환자를 직접 보는 의사가 만드는 앱인 만큼, 병원 현장의 니즈가 가장 잘 담겨있는 앱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병원은 운영도 바쁠텐데, 스타트업을 하는 이유는?

디지털 기기가 발전하면서 이제 환자가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 환자를 찾아가는 서비스가 중요해졌다. 비플러스 헬스케어는 2017년에 부민병원 사내 벤처로 창업했다. 병원이라는 조직이 보수적이고 경직돼 있어 새로운 것을 도입하거나 바꾸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 2017년 별동대 같은 사내 벤처 회사를 만들어 안면인식 출입통제 시스템 같은 병원 내 솔루션을 개발했다. 그러다 일반 환자를 위한 서비스에 눈을 돌렸다. 어디 아픈데 어느 병원, 어느 의사가 잘 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의료 지식은 환자와 의사간 불균형이 심한데, 친절하게 잘 알려주면 어떨까 하는 데서 서비스가 시작했다. 미국은 병원별, 과별로 평가가 잘 돼 있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배경도 있었다.

일례로 가슴이 아픈데, 배가 아픈데, 무릎이 아픈데 어떤 질환을 의심해야 하고 어느 병원이 잘 보는지 환자는 알고 싶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다 광고 판이다. 룰베이스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환자가 자기 증상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면서 따라가다 보면 예상가능한 질병, 진료과, 사용자 주변 병원을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이 담긴 앱이 2020년에 나온 '어디아파'다. 사실 병원에 처음 방문해서 의료진이 묻는 질문들, 즉 문진을 디지털화한 것인데, 데이터가 쌓이다보니 문진이 점점 고차원적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가 터지고 비대면 진료가 허용이 되자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탑재했다. 비대면 진료에 병원 EMR(전자의무기록)을 연결하면서 의료진은 수월하게 진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병원 경영을 하다보니 병원 이용, 진료 시간 등의 효율을 따져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어떤 비즈니스를 하나?

비지니스 영역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문진 ▲비대면 진료 ▲실손보험 청구 ▲기업 건강검진이다. 기업 건강검진의 경우 기업 임직원의 건강검진 예약, 건강검진 결과 확인, 건강검진 이상 소견 체크 등의 서비스를 해주며, 검진 기록 데이터도 저장한다. 지난해 기업 건강검진 분야에서 17억 정도 수익을 냈다. 실손보험 청구서비스도 손해보험사에게 건당 수수료를 받고 있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문진은 상품으로 만들어 단독으로 병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앱 ‘어디아파’ 서비스들/ 앱 ‘어디아파’ 캡처
-병원 이용 통합 플랫폼이다?

그렇다. 어디아파 플랫폼은 병원을 찾아주는 것부터 시작해 병원 예약, 모바일 문진, 비대면 진료, 수납 결제, 전자처방전, 전자처방전 약국 전송, 약 배송, 실손보험 청구까지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어디아파 앱 하나로 환자들은 손쉽고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비대면 진료, 처방전 약국 전송, 환자에게 약 배송 서비스는 정책적인 허들로 인해 현재 서비스 시행에 어려움이 있다. 비대면 진료의 경우 최근 의료 공백으로 필요성이 더 높아졌는데, 얼마 전 중앙대광명병원과 MOU를 맺고 재활의학과, 안과 쪽에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문진을 중점적으로 고도화시키고 있다?

지능형 문진(스마트 문진)을 만드는데 노력을 하고 있다. 스마트 문진을 잘 만들어 놓면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의사가 환자 진료에 할애하는 시간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39.4%가 문진 시간이었다. 문진 결과 데이터(환자 정보, 진단 처방 정보, 치료 결과 등)가 쌓이다 보면 문진 툴이 고도화 되고,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부민병원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문진 데이터를 모으고 국제 표준에 맞게끔 만들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챗GPT 같은 엔진도 활용하려고 한다. 정리된 문진 데이터를 챗GPT에 넘겨주면 어떤 식으로든 답을 낼텐데, 잘 콜라보레이션 하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문진 정확도는?

우리 병원 연구 결과 문진 정확도는 80% 였다. 진단용으로 나쁘진 않지만 아직 부족하다. 다만 의사 만족도는 높다. 환자 진료를 보기 전에 환자 정보를 미리 받아볼 수 있어 진료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 경영자 입장에서도 시간이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의료 질을 좋게 하고 의료 비용을 낮추는,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비플러스 헬스케어에서 고도화시킨 스마트 문진 서비스는 '스퀘어(가칭)'라는 이름으로 곧 출시 예정이며, 어다아파 앱에 탑재할 뿐 아니라 단독으로도 상품화 할 계획이다. 단독 문진 상품은 각 병원 초진 차트에 붙일 수 있고, EMR(전자의무기록)과 연결시킬 수 있다. 설문이 부족하다 싶으면 의사가 서식을 추가해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다. 초진 차트 작성은 지금까지 간호사, 레지던트가 해왔는데, 이들의 일을 줄일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실제 병원들 조사를 해보니 스마트 문진 1건 당 800원~1000원의 지불 의사가 있었다. 스마트 문진의 경우 단독 상품만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 문진 상품은 곧 안양윌스병원에 도입 예정이다. 중앙대병원과 이화의료원에서도 스마트 문진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 카카오헬스케어어 개발한 병원 솔루션(DFD) 안에 스마트 문진 서비스가 들어갈 수도 있다. 앞으로 스마트 문진 상품은 레퍼런스를 잘 쌓을 예정이다. 검증만 잘 받으면 확산되는 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존 비대면 진료앱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는 2020년 코로나 때 허용됐다. 당시엔 초진·재진 구분 없이 모든 환자가 비대면으로 진료를 볼 수 있었고, 처방받은 약도 집으로 배송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 경보 단계가 하향된 지난해 6월부터는 진료 대상이 재진 환자 중심으로 제한됐고 섬·벽지 외의 약 배송도 금지됐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야간·휴일에 한해 초진 환자의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고, 지난 2월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 공백이 길어지자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끝날 때까지 모든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잦은 정책 변화와 규제로 시장성이 떨어지자 닥터나우, 나만의 닥터, 똑닥 등 주요 비대면 진료 플랫폼 기업들이 서비스를 축소하거나 아예 종료했다. 이런 와중에 어디아파 앱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기존 앱들과 다른 길을 가려고 헌다. 먼저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의원이 아닌 병원급 이상에 제공하려고 하며, EMR을 연동시켜 진료 효율성을 높였다. 비대면 진료 대상자를 만성질환자,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등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실손보험 자동청구 지원도 한다? 

병원 이용의 마지막 단계까지 하나의 앱에서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진료비 실손보험 자동 청구 서비스도 탑재했다. 손해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원활히 운영하고 있으며 솔루션 이용료를 건당 받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 기업건강검진 서비스는 기업 임직원에 대한 검진 데이터를 위탁 받아서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검진 결과 문제가 있는 유소견자 컨설팅과 함께, 진료가 필요할 때 적합한 병원으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진이 고도화되면 필요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추천해주는 기능도 삽입할 수 있다. 기업건강검진 서비스는 직원 한 명 당 1만 원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비플러스 헬스케어,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환자를 집에서도 관리하는 커넥티드 헬스케어 사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문진 영역을 고도화해 병원 뿐만 아니라 보험사 등에도 마케팅을 할 것이다. 보험사에서는 병력, 연령, 생활습관 등에 대한 문진 결과에 따라 보험 상품을 추천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거대한 플랫폼 안에서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 카카오, 롯데헬스케어 등 대기업과 연계해서 비지니스를 유연하게 할 계획이다. 전략적인 인수합병 등의 계획도 있다. 앞으로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디지털 치료제로도 상품 확장은 계속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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