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설명 부족해" 선수협, KBO에 3쪽짜리 입장문 보냈다…무엇을 묻고 또 요구했나

조은혜 기자 2024. 5. 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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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한화 류현진이 태블릿PC로 ABS 데이터를 확인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사단법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2024 KBO리그에 ABS 가 도입된지 두달 여 만에 KBO와 첫 소통을 시작했다.

선수협은 "일방적인 통보로 도입된 ABS와 관련해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국내 프로야구선수들이 최대한 직접 경험해 본 후 선수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세계적인 흐름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KBO에 힘을 실어 선진화된 프로야구 환경을 조성하고 팬들에게 환영받고자 하 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서두를 뗐다.

선수협은 현재 프로야구선수들과 야구관계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ABS 관련 상황에 대해, 장동철 사무총장은 “ABS의 도입을 반대하는 프로야구선수는 현시점에 없다고 봐도 된다"면서도 "선수들이 ABS 도입을 통한 선진화된 환경을 환영하지만, 그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들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점에 큰 아쉬움과 서운함을 갖는다"고 말했다.

KBO는 각 구장별로 ABS 판정 좌표 기준에 차이가 있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테스트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공감했으며, 투구된 공의 위치가 찍히는 폼 보드 실측 좌표와 ABS 추적 좌표를 비교해 발표했다. KBO

올해부터 도입된 ABS를 향한 현장의 의문과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달 14일 대구 NC-삼성전에서는 심판이 ABS 판정과 다른 콜을 내린 후 이를 은폐하려다 들통이 나 이민호 심판조장이 계약해지 됐고, 이후 KBO는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해 더그아웃에서도 ABS 콜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4월 23일과 24일 ABS의 존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이 말에 KBO는 해당 경기의 ABS 자료를 일부 공개했으나 '좌타자 몸쪽으로 존이 치우친 듯하다"는 근본적인 의문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4월 26일 인천 KT-SSG전에서는 KT 황재균이 ABS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ABS 도입 이후 볼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한 건 황재균이 처음이다. 이후에도 KBO는 자체 테스트 결과를 공유하며 ABS의 '정확성'을 설명했으나,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KT 위즈 황재균은 4월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ABS 볼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다. 엑스포츠뉴스DB

선수협은 "이제는 KBO에서 명확한 설명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는 시간이라 여겨져 지난 5월 3일 3페이지 분량의 공식 입장문을 KBO에 전달했으며, 핵심 내용은 아래와 같다"고 밝혔다.

1. 퓨처스리그 전 경기장에 ABS 의 조속한 설치 요청 및 구체적인 설치 계획 공유 요청
2. 퓨처스리그에서 적용해 본적 없는 ABS 스트라이크 존을 올해 바로 KBO리그에 도입하게 된 설명 요청
3. 판정에 대한 부정확성과 비일관성을 잡기 위해 ABS의 교체 혹은 업그레이드가 방안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견 회신 요청
4. 홈런이나 당겨치는 큰 홈런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공이 홈플레이트를 통과하기 전 시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들에 대하여 기술적으로 명확한 설명과 개선 요청
5. 경기 종료 후에도 선수들이 수일 전의 경기에 대해 확인을 원할 경우 ABS 관련 데이터에 편하게 접근한 수 있는 시스템 개발 요청

선수협은 "위 5가지 사항과 함께 한국프로야구선수들은 ABS 도입과 안정화, 성공적인 정착에 적극 적으로 임할 것을 KBO에 전달했으며, ABS 도입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있어 아쉬움점과 현재 거론 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에 대한 내용을 함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KBO는 각 구장별로 ABS 판정 좌표 기준에 차이가 있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테스트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공감했으며, 투구된 공의 위치가 찍히는 폼 보드 실측 좌표와 ABS 추적 좌표를 비교해 발표했다. KBO

선수협에 따르면 KBO는 지난 5월 9일 선수협에 회신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구단과 선수단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 하며 ABS 운영을 위해 노력할 예정임을 표했다.

KBO의 회신에 의하면, 선수협은 5월 중 퓨처스리그 4개의 경기장에 ABS를 설치 및 운영 할 예정이며, 설치 공간의 부재, 설치 기준 각도에 부합하지 않는 경기장의 구단은 각 구단별 균등한 경기 수를 최대한 고려하여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설치 및 운영 불안정성의 요인(바람, 설치 높이, 보수조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설치가 현재 불가능한 경기장 또한 추가 방안을 모색중이라는 답 변이었다.

선수협은 "여러가지 사유로 인해 퓨처스리그 전구장에 ABS 설치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선수협은 확실히 인지했으며, 향후 KBO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선수협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년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한 적이 없다가 현재 2024 KBO 리그에 바로 도입된 ABS 스트라이크,볼 존과 관련한 질의에는 "퓨처스리그 일부 경기 대상 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ABS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 KBO리그 도입에 가장 적합한 스트라이크 존과 운영방식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이 KBO의 답변이었다.

이에 선수협은 "올해 KBO리그에서 도입된 ABS 운영안과 일치하는 방식을 한시즌이라도 퓨처스리그에서 시범운영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3회말 1사 1루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KT 김상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 뒤 더그아웃을 향해 볼 판정에 대해 묻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에도 ABS 관련 데이터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발을 요청한 부분에 있어서는, KBO는 금주 내로(회신 당시 5월 12일 전) 경기 외 시간에도 태블릿 ABS 페이지에 구단 및 선수가 접속 가능하도록 구단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KBO는 "5월 중순경에는 경기 종료 후 시차를 두고(경기 종료 다음날 오후 중으로 예상) 이전 경기 투구에 대한 그래픽 정보, 로케이션, 볼 판정의 경우 투구 위치와 존과의 차이, 해당 투구별 중계영상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를 별도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KBO의 빠른 대처에 선수협은 현장의 답답함이 다소 풀릴 것이라 기대했다.

홈런이나 당겨치는 큰 홈런 성 파울 타구가 나오는 시점에 ABS 판정 콜이 울리는 사례들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에 대한 요청에서는 ABS가 실측한 결과와 차이 가 없는 정확성을 토대로, 타격 여부와 관계없이 판정을 내리고 판정음을 전달한다는 점을 KBO에서 밝혔다.

하지만, KBO가 선수단에게 안내한 '2024 KBO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선수단 안내 자료'에서는 '좌-우 기준 통과, 홈 플레이트 중간면+끝면 모두 설정된 기준 내 통과, 두 기준 모두 충족해야 스트라이크판정'이라 되어 있다. 이렇게 안내받은 선수들과 구단 담당자는 판정콜이 미리 울렸다는 의심 혹은 현상을 겪으며 시스템에 대한 의혹이 커졌을 수밖에 없다.

선수협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ABS 관련된 문제점들과 개선점들에 대한 선수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취합할 것이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KBO와 성공적인 ABS 안착을 위해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KBO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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