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천재' 오타니, 양대리그 MVP 가능한 이유
[케이비리포트 기자]
▲ 4월 마지막 주 주간 MVP를 수상한 오타니(출처: LA다저스 SNS). |
ⓒ LA다저스 |
올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금액인 총액 7억 달러(약 9500억 원)계약을 체결하며 LA 다저스에 입단한 오타니 쇼헤이의 초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타자로만 나서는 오타니는 올시즌 현재까지(11일 기준/이하 동일) 타석에서 .355 .425 .678(타출장) 11홈런 27타점 9도루 wRC+(조정 득점 창조력)209 f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2.6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현재까지 내셔널리그 타율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홈런 부문에서도 선두권에 오른 오타니는 현시점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이자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리그 최고의 변화구 킬러로 변신한 오타니, 끝이 없는 천재의 진화
올시즌 오타니가 이렇게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장 큰 비결은 데뷔 당시 약점이었던 변화구 상대 성적을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ML 데뷔 후 3년차 시즌까지 오타니는 변화구를 상대로 0.685의 OPS를 기록하는 데에 그쳤고 헛스윙 비율과(37%) 삼진 비율(33%) 역시 리그 평균(각각 33%-29%)을 훌쩍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는 등 변화구 대응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첫 MVP를 수상한 2021시즌부터 변화구를 상대로 헛스윙(헛스윙 비율 40%)은 늘어났지만 무려 2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변화구를 상대로도 언제든지 장타를 칠 수 있는 타자로 변신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그 후로도 이런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오타니는 최근 세 시즌 동안 변화구를 상대로 0.833의 OPS를 기록하며 변화구를 상대로 준수한 타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올시즌 들어서는 현재까지 무려 1.162의 변화구 상대 OPS를 기록하고 있다. 마침내 리그 최고의 변화구 킬러로 진화한 오타니는 타격에만 집중할 경우 얼마나 무서운 타자인지를 입증하고 있다.
▲ 올시즌 오타니의 변화구 상대 타구발사각 및 발사속도 분포도(출처: 베이스볼 서번트). |
ⓒ 베이스볼서번트 |
지난 시즌까지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변화구에 대한 오타니의 스윙 비율은 47%에 이르렀지만 올시즌 들어서는 이 수치를 무려 33%까지 끌어내리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오타니의 삼진 비율은 ML로 온 이후 처음으로 리그 평균 이하 수준인 19%까지 하락했다. 삼진을 당하는 비율이 줄자 타석에서 더 많은 타구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뿐 아니라 유인구를 참아내면서 자연스럽게 스트라이크 존 정가운데로 몰리는 변화구를 타격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그러자 타구의 질 역시 전에 비해 더 좋아졌고 이 덕분에 장타력을 유지하면서도 예년보다 훨씬 더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변화구 상대 강한 타구(발사속도 95마일/153km 이상 타구) 비율 및 이상적인 발사각도(8도~32도) 타구 비율 커리어 평균 각각 45%-35% 올시즌 각각 61%-46%)
천재 타자의 유일 아킬레스건=득점권 울렁증
패스트볼 계열 구종과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오타니가 올시즌 노출하고 있는 유일하다시피한 약점은 바로 득점권 상황에서의 타격 부진이다.
오타니는 올시즌 득점권 상황에서 겨우 0.558의 OPS를 기록 중일 정도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인 무키 베츠가 잦은 출루로 밥상을 차려주고 있음에도 27타점으로 베츠와 동일한 타점에 그치고 있다.
오타니가 유독 득점권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해당 상황에서 바깥쪽 코스로 들어오는 투구를 억지로 끌어당기면서 땅볼 타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타로 연결될만한 양질의 타구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3MVP 타선을 구축한 다저스(출처: LA다저스 SNS). |
ⓒ LA다저스 |
오타니의 계약은 체결 당시부터 계약 총액의 95%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지불 유예 금액으로 화제를 모았다. 올시즌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고작 200만 달러(약 27억 원)만을 지불하고 있기에 베츠-프리먼-오타니의 3MVP 타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최고의 동료들과 함께 하게 된 오타니는 투타겸업이 아닌 지명타자로 MVP 수상에 성공해 자신이 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다저스를 선택한 오타니가 자신의 목표를 이루며 양대리그 MVP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한국야구 좌절시킨 일본 에이스, ML 최고 투수로 우뚝
[기록 참조: MLB.com, 베이스볼서번트, 팬그래프, 케이비리포트(kbreport)]
덧붙이는 글 | (글: 이종석 /감수: 김정학 기자) 스포츠 객원기자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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