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재래식 무기까지 개량…국정원 "부품 밀반입 추적"

장희준 2024. 5. 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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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전력 개발에 주력해온 북한이 재래식 무기까지 개량하고 나섰다.

낡은 무기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통해 처분하는 한편, 제재 감시망을 피해 신형 무기를 위한 부품까지 해외에서 밀반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무기를 개량하는 과정에서 해외 기업의 반도체 등 부품을 몰래 조달 중인 것으로 보고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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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개량 발표…김정은, 발사차량 시운전
재래식 무기 공정까지 직접 챙긴 건 이례적
노후무기 러시아 넘기고 첨단기술 지원받나

핵·미사일 전력 개발에 주력해온 북한이 재래식 무기까지 개량하고 나섰다. 낡은 무기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통해 처분하는 한편, 제재 감시망을 피해 신형 무기를 위한 부품까지 해외에서 밀반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1~12일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기업소를 현지 지도했다고 13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탑재하는 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 식 방사포차를 꽝꽝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의 현대화 수준을 끊임없이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측은 이날 발사차량 생산 공정에서의 자동화 체계를 선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직접 발사차량을 시운전하는 모습까지 공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 수도권을 겨냥하는 신형 240㎜ 방사포를 탑재하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직접 시운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에도 신형 240㎜ 방사포 무기체계를 점검하고 '조종(유도) 방사포탄' 시험사격을 참관했다. 240㎜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 65㎞ 수준으로,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주요 무기체계로 꼽힌다. 통상 '서울 불바다'를 언급하며 대남 위협에 나설 때 등장하는 대표적 장사정포로, 이번에 김 위원장이 점검한 발사차량에 탑재된다. 당시 통신은 "자동사격 종합 지휘체계가 도입됐다"며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조선인민군 부대들의 장비를 교체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도' 기능을 새로 탑재한 240㎜ 방사포가 당장 올해부터 현장 부대에 배치되는 것이다. 북한의 전방부대에는 240㎜ 방사포가 약 200문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무기들의 정확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전략 신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의 시험 발사 현장과 관련 장비 개량까지 김 위원장이 직접 챙긴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1970년대 생산했던 122㎜ 방사포 등 노후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한 정황이 우리 정보 당국에 포착됐다.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무기 가운데 북한산 122㎜ 방사포가 포함된 정황을 잡아 정밀 분석 중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촬영된 포탄 사진에 '방-122', '파지' 등 한글이 식별된 바 있다. 당시 여러 전문가는 이를 북한의 122㎜ 방사포용 로켓탄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군 당국도 북한이 러시아 측에 122㎜·152㎜ 포탄을 대규모로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는 추정을 내놨었다. 노후 재고를 러시아에 처분하는 동시에 재래식 무기 개량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조종(유도) 기능을 탑재한 신형 240㎜ 방사포를 올해부터 인민군 부대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무기를 개량하는 과정에서 해외 기업의 반도체 등 부품을 몰래 조달 중인 것으로 보고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러시아군의 북한산 탄도미사일 잔해물에서 미국·유럽 등 서방에서 생산된 부품이 수백개 발견됐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북측이 중국 등지에 있는 중개자의 조력으로 대북 제재 감시망을 피해 무기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대러시아 무기 공급이 러시아의 대북 첨단 군사기술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주시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부품 밀반입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며 "북한의 대러 미사일 수출 동향 등 러·북 간 군사 협력 제반 사항에 관해서도 지속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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