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운전자금 부담↑'‥현대건설도 기업 구매카드로 유동성 관리

임정수 2024. 5. 13. 07: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현대건설이 기업 구매전용카드를 활용해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다만 매출 증가와 더불어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확보 유인이 커졌다"면서 "최근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의 건설사들이 유동성 관리 방안으로 기업 구매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와 620억 구매카드 약정 체결
수주·실적 개선에도 '미청구공사+미수금' 급증
유동성 확보 수단 다양화

현대건설이 기업 구매전용카드를 활용해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공사를 진행했는데도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이 크게 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으로 건설 관련 자금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도급순위 최상위 건설사들도 기업 구매카드를 자금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계열 카드사인 현대카드와 62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구매전용카드 약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향후 1년간 한도 내에서 원자재와 물품 등에 대한 구매 대금을 직접 결제하지 않아도 된다. 카드대금 결제 만기는 1년이지만, 만기를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구매자금 결제를 뒤로 미루는 방법으로 현금 유동성 관리에 들어간 셈이다.

현대카드는 현대건설에서 받을 돈인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일종의 담보)으로 유동화사채를 발행해 현대건설의 매입채무 결제 재원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이 카드 결제일에 채무를 상환하면 이 돈으로 유동화사채 원리금을 상환한다. 범(汎)현대 계열 증권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을 맡았다.

현대건설은 국내 도급 순위 최상위 건설사로 부동산 경기 악화 속에서도 수주 증가와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9조6500억원으로, 2022년 21조2400억원에서 7조원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5750억원에서 7850억원으로 늘었다. 수주 잔고도 63조원을 넘어 일감이 부족한 다른 건설사들과는 사정이 다르다.

하지만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 증가로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는 5조3352억원으로 2022년 3조7347억원에서 1년 새 1조6000억원 증가했다. 공사 미수금은 1조9854억원에서 3조3232억원으로 67%나 늘었다. 서울 둔촌주공과 개포주공 1단지(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등의 국내 주택 사업장은 물론, 사우디 마잔 오일 가스전, 파나마 메트로 등의 주요 해외 프로젝트에서도 미청구공사 및 미수금이 발생했다.

현대건설_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PF 우발채무 규모는 최근 3년간 계속 증가 추세를 보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9월 말 별도 기준으로 5조20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 가양동 CJ제일제당 부지, 가양동 이마트 부지, 힐튼호텔 부지, 가산동 LG전자 부지,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우발채무가 커졌다.

공사 수주에 따른 계열 시행법인 출자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건설을 위한 계열사에 6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차로 10억원을 출자해 19만706주를 배정받았고, 오는 6월에는 612억원을 투입해 1224만3246주를 받을 계획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2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현대차 계열의 건설사로 건설사 중에서는 최고의 신용등급(AA-)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매출 증가와 더불어 운전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확보 유인이 커졌다"면서 "최근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등의 건설사들이 유동성 관리 방안으로 기업 구매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청구공사와 미수금 규모 확대는 국내외 주요 대형 현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라며 “카드사를 통한 유동성 관리는 건설사들이 지속적으로 해오던 방식으로 유동성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