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선인장에 물은 얼마나 줘야 하지?” 선인장 잘 키우는 법 배웠어요

2024. 5.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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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건조한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Cactus)은 쌍떡잎식물 선인장목 선인장과에 속하며 약 1만50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에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돼요. 약 1500여 종이 있는 선인장은 강한 생명력으로 인해 오늘날 세계적으로 재배되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죠. 특히 다른 식물보다 키우고 관리하기 쉬워서 집에서 하는 원예활동인 ‘홈 가드닝’(Home Gardening), 식물 인테리어를 뜻하는 ‘플랜테리어’(Planterior)에 많이 씁니다. 변우빈·원지민 학생기자가 선인장에 대해 알아보고, 선인장을 집에서 잘 키우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있는 ‘식물, 가까이’를 찾았어요.

원지민(왼쪽)·변우빈 학생기자가 선인장에 대해 알아보고 선인장 분갈이를 하며 집에서 선인장을 잘 키우는 법을 배웠다.

지민 학생기자가 이곳을 운영하는 박민지 대표에게 “선인장이 다육식물에 속하는데, 다른 다육식물과 차이점이 궁금해요”라고 물었어요. “다육식물은 건조 기후나 모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잎·줄기·뿌리에 물을 많이 저장하고 있는 식물을 말해요. 선인장도 이런 특성을 가진 다육식물에 속하지만, 일반 다육식물과 구별되는 유일한 특징은 ‘가시자리’예요. 가시자리는 가시와 털 모양의 조직인 모용이 생성되는 곳이죠. 잎·줄기·가지가 변해 만들어진 가시는 선인장의 주요 특징 중 하나지만, 난봉옥·오우옥·대호환 등 가시가 없는 것부터 가시 길이가 10cm가량 긴 것까지 모양·색깔 등이 다양해요. 가시는 건조하고 더운 사막에서 선인장이 가진 수분이 쉽게 증발하는 걸 막고,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요. 낮과 밤의 온도차로 인해 수증기가 물방울로 맺히는 역할을 해 수분 흡수도 돕죠.”

우빈 학생기자가 “멸종되고 있는 선인장도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전체 선인장의 20~30%가 농지 확장, 토지 황폐화, 생물 다양성 감소,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멸종 위기죠. 특히 기후변화가 중요한데요. 선인장은 엄청 더운 곳에서 잘살 것 같지만, 극심한 폭염과 물 한 방울 없는 건조한 곳에선 살지 못해요.” 2022년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이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에 발표한 논문에서 21세기 중반엔 전체 선인장의 60%가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될 수 있다고 추정했어요. 연구팀은 전체 선인장 종의 4분의 1가량인 408종에 대해 서로 다른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에 따른 서식 범위의 변화를 분석했고, 그 결과 제한적인 기온 상승 시나리오에서조차 최적 기후 환경을 제공하는 선인장 서식지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선인장의 60%가 서식지 감소를 겪을 거라고 전했어요.

박민지(맨 왼쪽)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식물, 가까이’ 작업실에 있는 선인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용신목 철화·백섬·금청각·백년초.

박 대표가 작업실에 있는 여러 선인장을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보여줬어요. “선인장은 줄기 모양에 따라 크게 줄기가 넓적한 손바닥선인장, 기다란 기둥선인장, 동그란 구형선인장 등으로 구분해요. 손바닥선인장인 ‘백년초 선인장’은 제주도에 자생하는데요. 원래 아메리카 대륙에 자라는 백년초 선인장 종자가 바다를 타고 제주도에 흘러와 정착했을 거라고 추정돼요. 너무 덥거나 건조하지 않은 제주도에서도 백년초 선인장이 환경에 적응한 것이죠. 식용 가능한 백년초 선인장 열매는 약·잼·초콜릿 등을 만드는 데 사용돼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털이 보슬보슬하게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선인장을 가리켰어요. “이건 ‘밍크선인장’이라는 별명이 있는 기둥선인장 ‘백섬’이에요. 볼리비아·페루·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백섬은 높이 50~60cm 정도로, 희고 얇은 가시가 매우 부드럽게 보이지만 단단하고 강해 함부로 만졌다 피부에 찔리면 뽑아내기 힘들어요. ‘무륜주’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대표 식물로써 최대 20m까지 자라는 대형 선인장이에요. 나무처럼 위로 기다랗게 자라고, ‘선인장 팔’이라고 불리는 가지가 많이 나요. 생장 환경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다르지만, 작업실에 있는 무륜주는 크기가 70~80cm로 이만큼 자라는 데 8년이 걸렸어요. ‘금청각’은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한 곳 중 하나인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아타카마 사막 출신으로, 10m 이상 자라며 가시가 금색이어서 금청각으로 불려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칼로 자른 백운각 단면(위 사진). 백운각 줄기를 자르면 촉촉했던 자른 면이 시간이 지나 선인장 겉면처럼 딱딱해지고, 자른 면에서 새끼선인장이 나온다.


박 대표가 돌연변이 선인장이라며 ‘용신목 철화’를 소개했어요. “원래 용신목은 기둥선인장이에요. 용신목 철화를 자세히 보면 줄기가 기둥 모양이 아니라 띠가 있는 나뭇잎 모양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철화’ 때문이에요. 철화는 다육식물·선인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식물 생장점이 불명확한 원인으로 분열해 기존 모양과 다르게 자라는 것을 말해요. 일종의 돌연변이죠. 정상적인 선인장 모습과 달라 개성이 있어 관상 가치가 높아요. 원래 기다란 백섬도 동그란 ‘백섬 철화’가 있어요.”

기둥선인장인 삼각주 위에 인위적으로 구형선인장 비모란을 붙인 접목선인장도 볼 수 있었어요. “비모란은 엽록소가 없어 스스로 생장이 어렵기 때문에 녹색의 삼각주에 붙여 재배하죠. 삼각주에 달린 비모란 그 자체를 ‘비모란 선인장’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발명한 독특한 선인장이며 수출 효자 품목 중 하나죠.” 접목번식은 두 종류의 선인장을 각각 아랫부분과 윗부분을 잘라 자른 부위에 이어 붙여 실·고무줄·클립 등으로 고정해 하나로 연결하는 번식을 말해요. 위쪽의 선인장을 ‘접수’, 아래쪽 선인장을 ‘대목’이라고 해요. “보통 접수로는 비모란·산취·소정 등 구형선인장을, 대목으로는 삼각주·용신목·귀면각 등의 기둥선인장을 많이 사용해요. 집에서도 직접 접목선인장을 만들 수 있답니다.” 접목번식은 생장이 늦고 뿌리가 약한 종의 생장을 빠르게 진행시키는 장점이 있지만,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별개의 선인장을 인위적으로 붙이기 때문에 접수와 대목의 친화성이 중요해요. 접수와 대목으로 쓰이는 선인장의 특성을 잘 파악해 접목해야 하죠.

선인장을 자르거나 분갈이를 할 때는 장갑을 꼭 착용하고 신문지로 선인장을 감싸야 가시에 찔리지 않는다.


우빈 학생기자가 “접목번식 이외에 집에서 할 수 있는 선인장 번식 방법이 있나요?”라고 질문했어요. “모든 선인장에는 뿌리 부분 또는 줄기에 작게 자라는 새끼선인장(자구)이 생성돼요. 또는 인위적으로 줄기를 잘라 자른 면에 새끼선인장이 생기게 할 수도 있죠. 선인장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새끼선인장 크기가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면 족집게로 따서 따로 심는 분지법으로 가장 간단하게 선인장을 번식할 수 있어요. 선인장 종자(씨앗)를 구매해 심거나, 선인장 꽃 수술의 꽃가루를 붓을 이용해 암술에 묻혀서 수정시키는 법(종자번식)도 있어요. 종자번식은 접목번식·분지법보다 선인장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지만 종자를 얻고 키우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박 대표가 준비한 ‘백운각’의 줄기를 평평하게 잘라봤어요. “백운각은 멕시코에서 집 울타리용으로 심는 기둥선인장이에요. 이외에도 줄기를 잘라 새끼선인장을 생성해 번식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죠. 백운각 줄기를 자르면 촉촉했던 자른 면이 시간이 지나 선인장 겉면처럼 딱딱해져요. 자른 면에서 새끼선인장이 나오면 그걸 떼서 따로 심으면 되죠.”

변우빈(왼쪽 사진)·원지민 학생기자가 선인장 분갈이를 하면서 원래 선인장이 있던 화분의 흙을 모아 새 화분에 채우고, 흙이 부족하면 강모래·마사토·펄라이트를 1:1:1 비율로 섞어 추가했다.


관상용으로 키우기 좋은 3가지 선인장을 준비한 박 대표가 소중 학생기자단에 선인장 분갈이를 알려줬습니다. 얇은 가시들 사이에 강가시라는 두꺼운 가시들이 배치된 희귀 선인장 ‘용왕환’, 다른 선인장과는 다르게 바닥에서 작게 자라며 꽃이 아름다워 ‘작은 사막의 장미’라는 별칭을 가진 ‘덴섬’, 원래는 기둥 모양이었지만 쭈글쭈글한 형태로 돌연변이가 된 ‘구름새 철화’였죠. “선인장을 키우려면 입자가 굵은 흙을 사용해야 해요. 가는 흙은 물이 빠지지 않고 오래 머금고 있어서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선인장에겐 적합하지 않죠. 선인장 분갈이를 할 때 원래 화분에 있던 흙을 사용해도 되고, 온·오프라인에서 다육식물·선인장용 분갈이흙을 사서 써도 돼요. 여기에 염분이 없는 강모래와 배수를 더 도와줄 마사토와 펄라이트(인공토양)도 사용하면 좋아요. 영양분이 많은 원예상토와 비료의 경우 선인장이 영양분을 과다 흡수해 썩을 수 있어 집에서 관상용으로 키울 땐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게 좋아요.”

가시에 찔릴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양손에 장갑을 착용하고, 신문지 여러 장으로 선인장을 감싼 뒤 화분을 기울여 살살 뽑아줘요. 화분을 마사지하듯 누르면서 선인장을 뽑으면 잘 빠져요. 원래 화분에 있던 흙은 한쪽에 모아둡니다. 선인장 뿌리에 붙은 흙은 털어주고, 뿌리가 너무 길어서 지저분하면 적당한 길이로 잘라줘요. “분갈이할 새 화분에 선인장을 원하는 위치에 넣어 자리를 잡아줍니다. 그다음 모아뒀던 흙을 다시 채워주고, 화분 크기에 따라 흙이 부족하면 강모래·마사토·펄라이트를 1:1:1 비율로 섞어서 추가해줍니다. 그 위에 나무토막·돌멩이 등으로 예쁘게 꾸며줘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박 대표가 준비한 판다 ‘푸바오’ 인형을 올렸어요. 족집게로 죽은 가시나 죽은 꽃잎을 제거해 선인장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박민지(가운데) 대표는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 생장온도 범위가 넓어 실내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선인장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우빈 학생기자가 “선인장을 집에 두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질문했어요. “선인장은 시각적으로 예뻐 관상용으로 좋으며, 밤에 잘 때 곁에 두면 산소를 많이 들이마실 수 있어요. 보통 식물은 해가 들어오는 낮에 광합성을 해 산소를 내뱉지만, 선인장은 사막에 살았던 습성 때문에 낮에는 산소를 내뱉을 구멍을 열면 몸에 저장한 물을 많이 빼앗길 수 있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밤에 산소를 배출하죠.”

지민 학생기자가 “선인장을 잘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어요. “선인장 종류마다 다르지만 보통 1년에 한두 번 정도 물이 밑으로 한번 빠져나갈 정도로만 물을 주면 돼요. 물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는 선인장은 물을 자주 주면 썩어요. 손바닥 크기 정도의 작은 선인장은 생장을 위해 1년에 4~5번 정도로 물을 더 줘도 돼요. 선인장 생육 최적 온도는 25~30도지만 최고 40도, 최저 10~15도에서도 잘 생육해요. 5도 이하에서는 냉해·동해를 입을 수 있죠. 또한 40도 이상에서는 선인장이 타거나 썩을 수 있어요.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 생장온도 범위가 넓어 실내에서도 쉽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선인장의 매력이죠. 식물을 키우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겐 종류와 상관없이 키우기 쉬운 선인장이 잘 어울릴 거예요.”

왼쪽부터 소중 학생기자단이 분갈이한 구름새 철화·덴섬·용왕환.

■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이번에 ‘식물, 가까이’를 방문해 선인장에 대해 많은 걸 배웠어요. 박민지 대표님이 선인장에는 어떤 게 있고, 분갈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셨죠. 따가운 가시 때문에 장갑을 꼭 끼고, 선인장을 신문지로 감싸면 안전하게 분갈이를 할 수 있어요. 집에 있는 식물들도 제가 분갈이해 보려고 해요. 선인장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고 있는 선인장이 많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 생각하게 됐죠. 더 이상 멸종되는 선인장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에요.

변우빈(경기도 화남초 5) 학생기자

선인장과 선인장을 잘 키우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식물, 가까이’에 다녀왔어요. 저는 선인장이 사막에서도 잘 자란다고 생각했는데, 물이 아예 없는 곳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육식물을 잘라봤는데, 수분이 많아 놀랐죠. 선인장도 수분이 많은 다육식물이기 때문에 물을 많이 주면 썩을 수 있어요. 작업실에 있던 무륜주 선인장은 크기가 70~80cm 정도였는데 그만큼 자라는 데 8년 정도 걸렸다고 해요. 선인장이 자라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 줄 몰랐어요. 이번 취재로 선인장에 대해 많이 알게 돼 좋았어요. 분갈이한 선인장은 집에서 잘 키워보려고 해요.

원지민(경기도 동탄목동초 4) 학생기자

글=박경희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변우빈(경기도 화남초 5)·원지민(경기도 동탄목동초 4) 학생기자, 참고도서=『선인장 재배 농업기술길잡이』(진한엠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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