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트로 가득한 집

권아름 2024. 5.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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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필리프 드메이어와 그의 두 파트너 프랑크 베르 엘스트, 장 폴 드웨버가 완성한 형형색색의 컬러와 다채로운 소재의 불협화음이 조화를 이루는 집.
빈티지 비치 타월로 제작한 차양 아래 클레망 마시에(Clément Massier)가 디자인한 사자 문양의 세라믹 기둥과 화분, 겐트에서 수집한 60년대 테이블과 의자, 루베의 골동품 숍에서 수집한 로마 병사 조각상이 놓여 있다.
서재는 코르크 단열 보드 위에 빨간색으로 페인트칠한 벽과 가구 제작소 콜레트 & 빅터(Collett & Victor)와 협업해 만든 녹색 스트라이프 패브릭 소파와 커튼, 기둥이 대조를 이룬다. 귀도 팔레스키니(Guido Faleschini)가 만든 가죽과 메탈 소재의 ‘투크로마(Tucroma)’ 1인용 소파는 마리아니(Mariani). 소파 아래는 70년대의 모로코 카펫. 래커드 메탈 책 선반은 개인 수집품이다.
응접실에는 맞춤 제작한 모듈 소파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70년대풍의 금속 좌대에 놓인 에르메스 흉상은 앙베르 출신의 조각가 플로리앙 통발(Florian Tomballe)이 디자인했다. 40년대 중국 도자기 플레이트와 붉은색 금속 받침으로 만든 소파 테이블. 모헤어 패브릭으로 장식한 70년대 메탈 프레임의 아일랜드식 1인용 소파와 카펫, 커튼, 쿠션, 벽난로 장식품은 모두 제이피 드메이어 & 코.

벨기에 브루게에 있는 이 집을 보면 제일 먼저 ‘어긋나다’는 단어가 떠오른다.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제이피 드메이어 & 코(JP Demeyer & Co.) 공동 대표인 장-필리프 드메이어(Jean-Philippe Demeyer)와 그의 두 파트너 프랑크 베르 엘스트(Frank Ver Elst), 장-폴 드웨버(Jean-Paul Dewever)는 독특한 공간을 완성했다. 처음에 이들은 17세기 플랑드르 전통 건물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안락함에 매료됐다. 비교적 근래에 완공된 건물이지만 세 사람은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손봤다. 세 개의 욕실과 넓은 업무공간, 서재를 만들었고, 정원으로 향하는 창과 출입구를 내면서 집의 안팎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결론적으로 500m2에 달하는 건물의 전체적인 구조와 인상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디자이너 파블로 피아티(Pablo Piatti)가 제작한 최신 이집트풍의 파티션으로 구성한 다이닝 룸. 청록색으로 덧칠한 앤티크 식기장에는 루크 에드워드 홀(Luke Edward Hall), 하비 바우테르서(Harvey Bouterse), 조세 카누도(José Canudo), 벨라 실바(Bela Silva)가 만든 세라믹 컬렉션이 진열돼 있다. 벽에 걸린 그림은 70년대에 채색 나무로 제작한 작품 ‘앙베르에서 바라본 전경(Vue d’Anvers)’.
업무공간에는 코르트레이크에서 수집한 소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빈티지 비치 패브릭으로 만든 커버를 씌운 앤티크 의자를 두었다. 테이블 위의 석고 램프는 장-필리프 드메이어가 디자인하고 브루게의 장인이 제작했다. 그 뒤로 콤포르타에서 수집한 30년대 이집트풍 벽걸이 작품과 토마스 세루이스(Thomas Serruys)의 조명.
기존의 주방 하부장을 대나무 몰딩과 맞춤 제작한 플라워 모티프의 세라믹 손잡이로 꾸몄다. 네덜란드에서 수집한 19세기 목재 블록과 러스틱한 느낌의 스툴. 가스 오븐 레인지는 라캉슈(Lacanche). 수탉 장식품은 토스카나에서 테라코타로 제작한 수공예품.

“레드와 화이트 외벽이 인테리어의 전체 색감을 주도했어요. 주방에는 거친 느낌을 주기 위해 천정과 벽에 테라코타 색상의 샌드 마감재를 사용했어요.”골동품 애호가인 장-필리프 드메이어가 설명했다. 배경색은 계단 난간까지 이어져 대부분의 공간을 꾸며주는 관능적인 색감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반면 주방을 수놓은 지중해풍의 황토색은 샌드 컬러의 노출 콘크리트와 조화를 이룬다. 세 사람은 다양한 소재와 대비되는 색감, 세공한 장식품을 기발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매치했다. 맞춤 제작한 직물은 치밀하게 재해석한 수집품 가구와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컬러 조합을 보여준다. 공간 곳곳에 사용된 직물은 지역 공방의 장인들과 협업해 만들었다. 직물의 디자인은 주로 녹색 앤티크 플랑드르 태피스트리와 오트 쿠튀르 브랜드의 작품, 거실 중앙에 놓인 벽난로와 같은 인조석으로 꾸민 정원에서 영감을 받았다. “플랑드르 사람들에게 직물은 정말 귀중해요. 직물에 대한 애정이 DNA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모든 프로젝트나 작업의 중심에 직물이 있어요. 쿠션과 소파 패브릭은 공간에 힘과 특색, 따뜻함을 더하면서 장식적인 역할을 합니다. 패브릭의 모티프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황홀함을 선사하죠”라며 장-필리프 드메이어가 덧붙였다.

집의 출입구를 생활공간처럼 연출했다. 제이피 드메이어 & 코의 부클레 패브릭과 스트라이프 패브릭을 씌운 40년대 반원 소파는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계단 벽면에 걸린 녹색의 단색 페인팅은 성 세바스티안을 그린 1962년 작품과 조화를 이룬다.
부드러운 프린지로 장식한 알칸타라 커튼을 달아 캐노피 침대를 재해석했다. 자투리 패브릭으로 디자인한 이탈리아 바로크 스타일의 침대 헤드보드와 부클레 쿠션은 제이피 드메이어 & 코. 램프는 겐트 수집품. 꽃을 형상화한 세라믹 의자는 토스카나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작은 서랍장 위에 놓인 테라코타 램프 ‘로메(Romé)’는 알렉스 가브리엘스(Alex Gabriels)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세락스(Ser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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