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필리프 드메이어와 그의 두 파트너 프랑크 베르 엘스트, 장 폴 드웨버가 완성한 형형색색의 컬러와 다채로운 소재의 불협화음이 조화를 이루는 집.
벨기에 브루게에 있는 이 집을 보면 제일 먼저 ‘어긋나다’는 단어가 떠오른다.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제이피 드메이어 & 코(JP Demeyer & Co.) 공동 대표인 장-필리프 드메이어(Jean-Philippe Demeyer)와 그의 두 파트너 프랑크 베르 엘스트(Frank Ver Elst), 장-폴 드웨버(Jean-Paul Dewever)는 독특한 공간을 완성했다. 처음에 이들은 17세기 플랑드르 전통 건물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안락함에 매료됐다. 비교적 근래에 완공된 건물이지만 세 사람은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손봤다. 세 개의 욕실과 넓은 업무공간, 서재를 만들었고, 정원으로 향하는 창과 출입구를 내면서 집의 안팎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결론적으로 500m2에 달하는 건물의 전체적인 구조와 인상을 완전히 바꾼 것이다.
“레드와 화이트 외벽이 인테리어의 전체 색감을 주도했어요. 주방에는 거친 느낌을 주기 위해 천정과 벽에 테라코타 색상의 샌드 마감재를 사용했어요.”골동품 애호가인 장-필리프 드메이어가 설명했다. 배경색은 계단 난간까지 이어져 대부분의 공간을 꾸며주는 관능적인 색감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반면 주방을 수놓은 지중해풍의 황토색은 샌드 컬러의 노출 콘크리트와 조화를 이룬다. 세 사람은 다양한 소재와 대비되는 색감, 세공한 장식품을 기발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매치했다. 맞춤 제작한 직물은 치밀하게 재해석한 수집품 가구와 조화를 이루며 강렬한 컬러 조합을 보여준다. 공간 곳곳에 사용된 직물은 지역 공방의 장인들과 협업해 만들었다. 직물의 디자인은 주로 녹색 앤티크 플랑드르 태피스트리와 오트 쿠튀르 브랜드의 작품, 거실 중앙에 놓인 벽난로와 같은 인조석으로 꾸민 정원에서 영감을 받았다. “플랑드르 사람들에게 직물은 정말 귀중해요. 직물에 대한 애정이 DNA에 새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모든 프로젝트나 작업의 중심에 직물이 있어요. 쿠션과 소파 패브릭은 공간에 힘과 특색, 따뜻함을 더하면서 장식적인 역할을 합니다. 패브릭의 모티프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황홀함을 선사하죠”라며 장-필리프 드메이어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