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연봉' 28세 얼굴천재…관객 홀리는 손짓의 비밀

김호정 2024. 5. 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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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더중플- 성공한 지휘의 비결

「 ‘The JoongAng Plus(더중앙플러스)’는 지혜롭고 지적인 독자들을 위해 중앙일보의 역량을 모아 마련한 지식 구독 서비스입니다. 오늘의 ‘추천! 더중플’은 뛰어난 지휘자들에 대한 분석입니다.

‘김호정의 더 클래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08)’에서 지휘자들의 비밀을 해부했습니다. 세계에서 독보적 경력을 쌓은 정명훈(71), 또 최근 세계 음악계를 들썩이게 한 28세의 핀란드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입니다. 이들이 지휘대에서 무엇을 하길래 이렇게 각광받게 된 걸까요? 다른 지휘자들과 비교해서 들어보면 무엇이 다를까요? 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 구독 후 보실 수 있습니다.

더 클래식 3회의 주인공인 지휘자 정명훈. 사진 Matthias Creutziger

한국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약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휘자로서 정명훈의 경력을 넘은 이는 아직 없다. 정명훈(71)은 1984년 베를린필하모닉과 로열콘세르트헤보우, 1995년 빈필하모닉을 지휘했다. 지금은 드레스덴ㆍ밀라노ㆍ도쿄ㆍ파리에서 수석 객원 지휘자, 명예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한국의 지휘자 김은선(44)이 지난달 베를린필을 지휘하며 한국인의 두번째 지휘 데뷔를 했는데, 정명훈의 베를린필 데뷔로부터 30년이 걸린 일이었다.

지휘의 세계는 어렵다. 청중에게는 뒷모습만 보이고, 혼자서 낼 수 있는 음은 없다. 오케스트라 중의 누군가 소리를 내 줘야 한다. 그래서 지휘자의 경력이 세계 무대에서 뻗어나갈 때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꼬집어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김호정의 더 클래식’은 이런 지휘자들의 스타일을 비교 분석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한국의 젊은 지휘자들이 분석에 함께 했다.


정명훈이 원하는 소리


정명훈은 음악적인 소리에 집중하는 연주자다. 차이콥스키의 6번 교향곡 중에서 다음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지휘자 중 하나인 김광현(43)은 “러시아의 전설적 지휘자 예프게니 므라빈스키의 ‘목숨을 건 듯 빠른’ 속도와 비교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고 헸다. 정명훈은 원하는 소리를 뽑아내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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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의 더 클래식’에서는 매끄럽게 볼 수 있습니다.
‘비창’ 1악장 클라이맥스 보라, 이게 정명훈이 캐낸 소리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26256

정명훈에게 공개 레슨을 받은 적이 있는 김광현은 “오케스트라와 연습할 때 딱 한 음만 내보도록 한 후, 좋은 소리가 나올 때까지 몇번이고 그 한 음만 지시하더라”고 전했다. 정명훈의 말러 교향곡 9번 4악장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지휘와 비교해보면 정명훈이 원하는 소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또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에서 4분의 3박자를 지휘하는 손짓을 다니엘 바렌보임과 비교해서 봐도 정명훈의 스타일이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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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연습 과정은 그의 음악관을 알 수 있는 좋은 현장이다. 최근 세계 클래식계의 ‘핫 가이’로 통하는 핀란드의 클라우스 메켈레(28)는 간결한 리허설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는 메켈레와 뉴욕 필하모닉의 연습을 지켜보고 이렇게 썼다. “그는 악보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간결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웃으며 말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진심으로 명확하게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메켈레의 간결함


핀란드의 1996년생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 Marco Borggreve
메켈레는 세계 일류 오케스트라들의 마음을 얻었다. 24세에 오슬로와 파리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가 됐다. 3년 후에는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RCO), 시카고 심포니의 수석지휘자와 음악감독으로 가게 된다. 특히 RCO는 베를린필, 빈필과 더불어 세계 톱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곳이고, 시카고 심포니는 미국 내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오케스트라다. 2019년엔 음악감독의 연봉이 350만 달러(약 48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슈퍼스타 메켈레의 지휘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지휘자 최수열(45)은 “불필요한 것을 하지 않는 지휘”라 분석했다. 젊은 지휘자들, 특히 일찍부터 주목 받은 이들이 빠지기 쉬운 '과장과 허황됨의 오류'와 거리가 먼 지휘자가 메켈레라는 뜻이다.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하이라이트 부분의 지휘를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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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고 연봉, 얼굴값 아니다…28세 청년의 ‘홀리는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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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휘자 클라우스 메켈레. 사진 해리슨 패롯/Jerome Bonnet


또 오슬로 필하모닉에서 호른 제2수석으로 활동했던 김홍박은 “좋은 흐름과 기운을 주는 지휘자”라며 “특히 모든 악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같이 호흡한다”고 평했다. 그렇게 같이 호흡했던 부분으로는 말러의 교향곡 3번 1악장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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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박은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도 정명훈의 지휘로 연주 생활을 했다. 그는 “세세한 기술적 지시를 하기 보다는 영적인 기운을 준다는 점에서 정명훈과 메켈레가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100여명 연주자의 음악을 하나로 만드는 지휘자의 역할에는 이처럼 정신적인 면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류처럼 흐르는 무형의 소통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에 존재한다”고 했다. 특히 레너드 번스타인(1918~90)이 지휘대에서 팔짱을 낀 채 눈썹과 눈동자만 들썩이고 깜빡이며 교향곡을 지휘했던 모습을 그 증거로 들었다.

재미있는 일화도 많다. 헝가리 지휘자 프리츠 라이너(1888~1963)는 지휘 동작이 작았다. 답답했던 오케스트라 단원 하나가 쌍안경을 들고 연습에 들어오자 라이너는 종이에 작은 글씨를 써서 응수했다고 한다. '너는 해고야.' 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1886~1954)는 단원들이 연습하고 있는 곳에 걸어 들어가는 것만으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바꿀 수 있는 카리스마의 지휘자였다.

지휘자의 다양한 성향과 선택을 지켜보는 것은 음악의 즐거움 중 하나다. 더중앙플러스의 ‘더 클래식’은 같은 음악이 연주자마다 달라지는 해석을 비교해 들어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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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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