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버스]아무것도 안했는데 1등... 10주년 맞이한 멍때리기 대회
박진감 넘치지 않는, 두근거리지 않는, 무념무상 그 자체를 즐기는 대회가 열렸다.
12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잠수교 일대에서 '서울시 한강 멍때리기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90분 동안 어떤 행동이나 생각 없이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대회로 올해 개최 10주년을 맞이했다.
총 80팀을 선발한 이번 대회에는 총 2787팀이 참가를 신청해 35: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10팀을 늘린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다양한 직군 종사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자신의 직업군을 나타내는 복장을 하고 대회에 임했다. 수의사·환경미화원·기자·뮤지션·쇼트트랙 선수 등 다양한 직군 종사자들이 참가해 이색 대결을 펼쳤다.
90분 동안 진행되는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말을 할 수 없다. 대신 색깔 카드를 들어 보여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 목이 마르면 '파란색', 더우면 부채질을 받을 수 있는 '노란색', 마사지가 필요하면 '빨간색' 카드를 높이 들면 된다. 말을 하거나 잠이 들면 실격 처리된다. 실패한 참가자는 검은색 저승사자 복장을 한 진행 요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끌려나가게 된다.
멍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 심박수에 변화를 최대한 주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참가자들은 모두 암밴드를 착용해 심박수가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대회 우승자는 심박수와 현장 시민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유튜버 미미미누는 "너무 바쁜 사회인데 90분 동안 가만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했고, 3위를 차지한 쇼트트랙 간판 곽윤기 선수는 "선수 생활에 듣는 종소리는 출발이나 마지막 바퀴이다. 경기 종료 벨이 울리니까 심장이 덜덜 뛰었다. 최대한 누르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대회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우승은 권소아 아나운서(프리랜서)가 차지했다.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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