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팬들의 축구장 난폭 행위, 넘지 말아야 할 선 넘었다

심재철 2024. 5. 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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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FC 1-2 FC 서울

[심재철 기자]

 전반 추가 시간 3분, 쓰러진 최준에게 난폭 행위를 저지른 제르소(왼쪽에서 세 번째)가 퇴장당하기 직전 상황
ⓒ 심재철
 
전반 추가 시간에 홈 팀 인천 유나이티드FC의 핵심 공격수 제르소가 퇴장 당했다. 자기 몸을 잡고 늘어지는 상대 팀 오른쪽 풀백 최준을 향해 난폭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이어진 후반에 내리 2골을 얻어맞으며 팀은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김용우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 난폭하면서도 부끄러운 장면이 또 일어났다. S석 인천 유나이티드FC 서포터즈 쪽에서 수십 개의 물병이 FC 서울 백종범 골키퍼를 향해 날아든 것이다. 패한 인천 유나이티드FC 선수들은 물론 장내 아나운서까지 달려와 그만 던지라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이 때 FC 서울 기성용이 물병에 맞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백종범 골키퍼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보다 앞서 백종범 선수를 향해 지나친 언동을 보낸 것도 그 관중들이었다. 차가운 비가 내렸지만 그들의 머리를 식혀주지 못한 것이다. 게임 도중 한 선수가 난폭한 행위로 쫓겨난 일이 팀과 게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눈앞에서도 보고도 겨우 1시간도 못 되어 더 참담한 꼴을 내보인 것이니 그들은 더이상 서포터즈가 아니라 폭도인 셈이다.

김기동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서울이 11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4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5위까지 뛰어올랐다.

넘지 말아야 할 선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 빗줄기를 뚫고 1만4435명의 축구팬들이 찾아왔다. FC 서울 어웨이 팬들도 N석을 가득 메웠다. 수도권 라이벌 팀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2부리그로 미끄러지는 바람에 더비 매치의 가치가 더 귀하게 보이는 이유도 느껴질 정도였다.

더비 매치에 어울리는 멋진 첫 골이 36분 35초 코너킥 세트 피스로 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FC 최우진이 올린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간판 골잡이 스테판 무고사가 뒤로 돌아들어가 노마크 오른발 인사이드 하프 발리 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일류첸코가 몸을 날려 손까지 뻗는 바람에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왼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가는 무고사의 골을 걷어낼 수 없었다.
 
 36분 35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무고사가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첫 골을 터뜨리는 순간
ⓒ 심재철
 
그런데 예상 밖 변수가 전반 추가 시간에 나타났다. FC 서울 오른쪽 풀백 최준에게 잡혀 넘어졌던 인천 유나이티드FC 제르소가 일어나면서 난폭한 행위로 다이렉트 퇴장 명령을 받은 것이다. 차가운 머리로 이 순간을 참았다면 오히려 자기 몸을 노골적으로 잡은 상대 선수에게만 옐로 카드를 선물할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제르소를 진정시키기 위한 동료들의 이어진 행동에서도 지나치게 흥분한 태도로 받지 않아야 할 카드가 또 이어 나왔다. 세 게임 연속골 주인공 무고사와 FC 서울 핵심 수비수 권완규는 물론 인천 유나이티드FC 벤치를 지켜야 할 조성환 감독도 김용우 주심으로부터 옐로 카드를 받은 것이다.

이 카드들이 당장 이번 게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시즌이 여름으로 넘어가면 분명 그들의 누적 기록으로 이어져 결정적인 게임에 자기는 물론 팀 발목까지 잡아버리는 화살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축구장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이 여러가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장면이기도 했다.

제르소의 퇴장 여파는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천 유나이티드FC 쪽으로 화살처럼 날아와 두 방이나 꽂혔다. FC 서울 후반 교체 멤버 윌리안이 48분 36초에 오른발 슛을 침착하게 차 넣었고 62분 15초에도 윌리안이 왼발 슛으로 역전 결승골까지 터뜨린 것이다.

후반 내내 10명이 뛰어야 했던 인천 유나이티드FC도 교체 멤버들(박승호, 김건희, 김보섭, 음포쿠, 김동민)의 활약으로 승점 1점이라도 따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후반 추가 시간 2분에 박승호가 김동민의 얼리 크로스를 받아 절묘하게 돌려놓은 발리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떨어지는 아쉬움만 남았다.

게임은 '인천 유나이티드FC 1-2 FC 서울' 점수판 그대로 끝났는데 S석에서 많이 날아든 물병 때문에 인천 유나이티드FC로서는 역전패의 아픔보다 더 큰 상처를 입은 셈이다. 나중에 구단이나 팬들을 향해 어떤 징계가 화살로 날아올지 조마조마한 날들을 견뎌야 하는 것도 팀과 선수들은 물론 뜨거운 가슴으로 박수치며 소리친 팬들 몫이다.
 
 종료 직전 인천 유나이티드 FC 오른쪽 코너킥을 쳐내는 FC 서울 백종범 골키퍼
ⓒ 심재철
 
짜릿한 역전승으로 5위로 올라선 FC 서울은 오는 19일 오후 4시 30분 11위 대구 FC를 홈으로 불러 들이며, 7위로 떨어진 인천 유나이티드FC는 18일 오후 4시 30분 10위 대전하나 시티즌을 만나러 퍼플 아레나로 찾아간다.

2024 K리그1 결과(5월 11일 오후 4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FC 1-2 FC 서울 [득점 : 무고사(36분 35초,도움-최우진) / 윌리안(48분 36초), 윌리안(62분 15초,도움-기성용)]

◇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3-4-3 포메이션)
FW : 제르소, 무고사(52분↔박승호), 김성민(76분↔김건희)
MF : 최우진, 김도혁, 문지환(76분↔음포쿠), 정동윤(76분↔김보섭)
DF : 델브리지, 요니치, 김연수(90+1분↔김동민)
GK : 이범수
- 퇴장 : 제르소(45+3분)

FC 서울 선수들(4-4-2 포메이션)
FW : 박동진(85분↔이승준), 일류첸코
MF : 임상협(46분↔윌리안), 황도윤(57분↔이승모), 기성용, 강성진(46분↔팔로세비치)
DF : 이태석(57분↔강상우), 박성훈, 권완규, 최준
GK : 백종범

2024 K리그1 현재 순위
1 포항 스틸러스 24점 7승 3무 1패 18득점 8실점 +10
2 울산 HD 23점 7승 2무 1패 22득점 11실점 +11
3 김천 상무 21점 6승 3무 2패 16득점 12실점 +4
4 강원 FC 16점 4승 4무 4패 22득점 23실점 -1
5 FC 서울 15점 4승 3무 5패 17득점 16실점 +1
6 수원 FC 15점 4승 3무 4패 11득점 16실점 -5
7 인천 유나이티드 FC 14점 3승 5무 4패 16득점 16실점
8 제주 유나이티드 13점 4승 1무 6패 11득점 16실점 -5
9 광주 FC 12점 4승 7패 19득점 19실점
10 대전하나 시티즌 11점 2승 5무 5패 13득점 16실점 -3
11 대구 FC 11점 2승 5무 5패 11득점 17실점 -6
12 전북 현대 10점 2승 4무 5패 13득점 19실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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