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6개월 만에 유증?···“또 기술특례 기업이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5.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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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퀄리타스반도체가 최근 595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문제는 해당 기업이 지난해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는 점이다. 상장 반 년 만에 공모자금(300억원)의 2배 규모 유증을 진행한 꼴이다. 이에 “주주 가치 훼손”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실제 주가도 급락 중이다. 종가 기준 5월 7일 3만900원이던 주가는 5월 9일 2만3050원까지 떨어졌다. 퀄리타스반도체 역시 기술특례를 활용해 상장한 탓에 기술특례 기업을 향한 평판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조달 자금 대부분을 운영자금(575억원)으로 쓴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UCIe 팀 인력 확보에 2027년까지 272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예상 확보 인력 수는 2027년 기준 120명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결정”이라며 “UCIe 전문 담당 팀을 신설해 상당 규모의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한 뒤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글로벌 설계 인력 채용 등에 80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다만 주주들은 크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통상 유증은 단기적인 악재로 여겨지는데, 상장 6개월 만에 유증에 나서는 건 ‘주주 기만’이라는 비판이다. 더군다나 퀄리타스반도체는 상장 당시 제시한 실적 목표치도 달성 못한 상황이다. 이에 주주들의 볼멘 목소리가 거세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107억원, 영업손실 111억원을 냈다. 목표치였던 매출 125억원, 영업손실 54억원에 못 미친다. 특히 영업손실 규모는 목표치의 2배 수준이다.

기술특례 상장 기업을 향한 평판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퀄리타스반도체 역시 기술특례 기업인 탓이다. 지난해 파두 사태로 불거진 기술특례 기업을 향한 의구심은 올해 4월 보안업체 시큐레터(2023년 8월 상장)의 감사의견 거절, 올해 3월 알체라(2020년 상장)의 유증 지연·철회 등으로 심화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업공개(IPO) 제도 손질에 나섰다. 기술특례 상장 시 시나리오별 매출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는 방식 등이다. 낙관적·중립적·보수적 전망을 가정해 매출을 제시하는 형태다. 이 밖에도 금감원은 IPO 시 주관사의 실사 법적 책임 강화 등을 통해 투자자와 기업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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