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D-3…1위 ‘원익’과 승부 펼칠 팀은 [바둑리그]

이영재 2024. 5.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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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가정보-울산 고려아연, 12일 오후 7시 PO 3차전
승리 팀은 정규시즌 1위 원익과 챔피언결정전 3번기
원익 특급 용병 ‘구쯔하오 9단’ 출전 여부에 관심 집중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인류 최고의 두뇌 게임, ‘바둑’ 세계 최강국은 단연 한국이다.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배에서 세계 바둑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이끄는 한국 바둑이 최근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지난해 아시안게임 바둑 단체전에서도 대한민국이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세계 최강 한국 바둑의 최고 바둑 팀을 가리는 무대,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12일 오후 7시부터 속개되는 정규시즌 3위 한국물가정보와 2위 울산 고려아연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팀이 오는 15일부터 정규시즌 1위 원익과 격돌한다.

이번 시즌 바둑리그는 ‘중국 용병’이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네 팀 중 무려 세 팀에 중국 용병이 있었고, 유일하게 ‘국내파’로 선수단을 구성했던 정규시즌 4위 수려한합천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특히, 바둑계 대표적인 ‘지략가’로 손꼽히는 박정상 감독이 이끄는 한국물가정보는 포스트시즌 들어 세 경기 연속 ‘특급 용병’ 당이페이 9단을 선발 출격시키면서 기선 제압 용도로 요긴하게 활용했다. 다만 2연승을 거두던 당이페이 9단이 하루 전 울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하면서 팀도 PS 첫 패배를 당한 점은 예상 밖 결과.

포스트시즌 들어 2연승을 질주하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첫 패배를 당한 한국물가정보 박정상 감독. 3차전에서 어떤 오더를 들고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울산 고려아연은 정규시즌 6번 등판해 6전 전승으로 맹활약한 중국 용병 랴오위안허 9단이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울산 주장 신민준 9단은 정규리그에서 공동 다승왕에 오른 신진서 9단, 변상일 9단 등 ‘천적’으로 거론되는 기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누구와 겨뤄도 밀리지 않는 카드. 여기에 더해 랴오위안허 9단으로 ‘원투펀치’를 만든다면 우승도 꿈은 아니지만 용병이 출전하지 못하는 때 열리고 있는 플레이오프가 최대 고비다.

한국물가정보는 2차전에서 충격의 역전패를 당한 이후 마음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곧바로 3차전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물가정보는 2차전에서 3국까지 1-2로 끌려갔음에도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다. 남은 오더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

4국에 출전한 한국물가정보 최재영 7단이 박정상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울산 3지명 문민종 8단을 시종 압도하면서 골인 지점 통과를 눈 앞에 두고 있었고, 만약 승부가 최종 5국으로 이어진다면 물가정보에선 2지명 한승주 9단이 출격할 예정이었다. 울산은 랴오위안허 9단의 부재로 ‘홍일점’ 김채영 선수가 등판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력 열세가 뚜렷했다.

그러나 승부는 예상대로 끝나지 않았다. 가뜩이나 형세가 불리했던 문민종 8단이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면서 승부의 저울추가 완전히 기운 순간, 최후의 노림수가 작렬했고 이 때부터 최재영 7단은 뭔가에 홀린 듯 지는 길로만 걸어갔다.

플레이오프 2차전 MOM으로 선정된 울산 2지명 이창석 9단(왼쪽)과 결승점을 올린 3지명 문민종 8단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바둑TV 생중계 갈무리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군 울산 문민종 8단은 “내용이 너무 안 좋았는데 운 좋게 승리했다”면서 “3차전까지 온 만큼 꼭 이기고 싶다. 정규시즌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팀에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플레이오프 2차전 MOM으로 선정된 울산 2지명 이창석 9단은 “상대가 중국 톱랭커라 크게 부담 갖지 않았다”면서 “제 바둑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집중했다”고 승리 비결을 밝혔다.

1차전에서 한국물가정보 주장 강동윤 9단, 2차전에서 용병 당이페이 9단을 연달아 격침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달리고 있는 이 9단은 “제가 저보다 강한 상대오 맞붙어 이겨야 저희 팀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3차전에서도 최대한 강한 선수와 두고 싶다”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8개 팀이 경합한 2023-2024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한 팀당 1∼5지명 다섯 명의 선수와 함께 용병을 포함한 후보 선수 1명을 보유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도입되면서 각 팀 감독들의 ‘섭외력’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지난 8일 한국물가정보-수려한합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포문을 연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은 울산 고려아연-한국물가정보의 플레이오프, 15일에 PO 승리 팀과 원익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이어진다. 챔프전이 최종 3차전까지 갈 경우 17일 대망의 우승팀이 가려진다. 상금은 우승 2억5000만원, 준우승 1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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