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비전 품고 회사 키우는 이들과 동행하는 ‘괜찮은 청지기’

신은정 2024. 5. 1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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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쎄오 열전] <37> 늘 순종하는 삶 다짐 임성종 한결세무그룹 대표
임성종 한결세무그룹 대표가 최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직원과 동행하는 사업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불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서른 살쯤 하나님을 알게 됐다. 늦은 만큼 뜨겁게 신앙생활을 했다. 대학 3학년이던 2007년 세무사 시험에 합격한 뒤 다른 꿈을 품었지만 결국 세무사업을 소명으로 받아들이며 순종했다. 최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만난 임성종(40) 한결세무그룹 대표는 “하나님께서 결국 다 채워주신다는 말은 제 인생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꿈꾸는 사람들과 동행

2012년 직원 하나 없이 홀로 개업한 한결세무그룹은 현재 세무사와 직원을 포함해 30여명이 일하는 중견 회사로 성장했다. 기업과 개인 사업자 등 회원사는 900여개에 달한다. 임 대표는 “스타트업부터 큰 매출의 상장기업 등 다양하다”며 “특히 우리와 함께 성장한 회사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세무사라는 직업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세무사가 된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꿈과 비전을 품고 회사를 키우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며 “우리는 국세청과 납세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꿈을 품은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데 함께한다”고 했다.

‘무리하지 않고 깔끔하게’
임성종 대표가 지난해 한 세무 관련 세미나에서 강연하는 모습. 한결세무그룹 제공

임 대표의 세무사업의 철칙은 돈이 되더라고 믿을 만하지 않으면 맡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상담을 해보면 세무사는 그 기업이 건강한지 아닌지 모를 수 없다”며 “모른 척 일할 수 있겠지만 하나님은 다 아시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임 대표는 부끄럽지 않은 청지기가 되고자 하는 원칙 덕분에 주변 추천을 많이 받았다. “한 지인이 누군가에게 저를 소개한 이메일이 참조로 함께 보내져 그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곳엔 우리를 ‘일을 무리하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세무사’라는 설명이 있더라고요. 저희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죠.”

실제 한결세무그룹이 매년 국세청에 수천 건의 신고서를 제출 후 사후 검증 목적으로 해명·소명 절차를 거치는 경우는 5회도 안 된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고객사엔 우리가 못하면 다른 데서도 못 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을 가지고 일한다”며 “내부 구성원에겐 고객사 기대치에 ‘플러스’가 될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직원 귀하게…’ 개국공신 많은 이유

한결세무그룹에는 오래 합을 맞춘 직원이 많다. 임 대표는 “지난해 가을 식사자리에서 ‘개국공신’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 회사가 이렇게 성장한 것은 기적’이라고 말하며 서로 공감했다”고 했다. 임 대표는 직원을 두고 “귀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우리 회사에 들어와 여기서 결혼까지 한 친구도 있다”며 “그들이 먼 미래에서 회사를 떠올릴 때 ‘참 좋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 본 적 없다는 한 직원을 위해 몇 해 전 해외 워크숍을 기획하기도 했다. “제가 홀로 회사를 지켰다. 워크숍에 대표가 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복지라고 하더라”며 웃었다.

무리한 외부 요구에서 직원을 지켜주는 것도 수장의 중요한 책무라고 임 대표는 강조했다. 한결세무그룹은 매출에 영향을 주더라도 그런 회원사엔 계약 해지 통보를 한다고 했다. 그는 구성원이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로 성장하길 꿈꾼다고 부연했다.

부족한 능력 채워주시는 하나님

‘세무사 일이 가장 재밌고 즐겁다’는 그는 한때 영업에 자신이 없어 이 일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래서 외부 강연이나 저서 집필에 매진하며 강사가 되려 했다. 그렇게 5년 정도 딴 꿈을 품었지만 뜻하는 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개업하는 관행에 따라 그는 2012년 선배 사무실 한쪽에서 지금의 한결세무그룹을 설립했다. 2년 뒤 따로 사무실을 차려 나갔다.

임 대표는 “세무사라는 직업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진 뒤 지인 소개가 이어졌다”며 “당시 하루 3건 이상의 상담이 있었다. 그렇게 5년 동안 자동차를 18만㎞를 탈 정도로 전국을 다니며 일했다”고 회상했다. 긴 이동 시간이 지루할 법도 했지만 그는 당시 차 안에서 혼자 말씀을 듣고 찬양을 부르며 뜨거운 신앙심을 키워나갔다. 임 대표는 “지나고 나서보니 강연을 통해 내가 부족하게 생각한 영업 능력이 채워졌다”며 “몇 명이나 수백 명 사이에서 말하고 수강생이 질의하면 응답한 것이 수백 번 상담 효과로 발휘됐다”고 했다.

‘이 길이 아니더라도…’ 순종하는 삶

임 대표도 인생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렇기에 청년들에게 “현재 상황을 놓고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그런 상황이 주어진 데에는 이유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어린 시절 교회에서 운영하는 동네 선교원에 잠깐 다닌 게 전부일 정도로 그의 삶은 한참 동안 기독교와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서른 무렵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린 뒤 동향 친구의 조언으로 교회에 나갔다.

임 대표는 “내가 모르고 있을 때조차 하나님은 우리를 놓지 않으시고 포기하지 않으시더라”며 “보잘것없는 나에게 과분한 일을 맡겨주셨기에 힘닿는 데까지 괜찮은 청지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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