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쉴 생각 마!” 초과노동 강요한 바이두 부사장의 최후

김상도 2024. 5. 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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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초과노동을 강요해 논란을 빚는 바람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취징(49) 홍보담당 부사장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틱톡의 모기업 중국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계정에 직장 문화에 대한 4∼5건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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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시 하이딩구 중관춘에 있는 바이두 본사. ⓒ 뉴시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초과노동을 강요해 논란을 빚는 바람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취징(49) 홍보담당 부사장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틱톡의 모기업 중국 바이트댄스의 더우인 계정에 직장 문화에 대한 4∼5건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한 영상에서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장기 출장을 거부한 직원을 비난하며 “나는 당신들의 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복지에 대한 책임이 없다. 내가 왜 직원의 가족을 고려해야 하나?”라며 말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자신에 대해 불평하는 직원들에게 "업계에서 다른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보복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더욱이 자신이 바이두 부사장직까지 오른 것을 과시하며 “나는 당신들보다 10살, 20살이 많고 아이도 둘이 있는데 피곤해하지 않는다. 너무 열심히 일해서 큰 아들의 생일과 작은 아들의 학교·학년도 잊어버렸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홍보 분야에서 일한다면 주말에 쉬는 것은 기대하지 말라", "휴대전화를 24시간 켜놓고 항상 응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등의 표현을 동원해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초과노동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탕핑(드러눕는다)’ 문화를 주도하는 링링허우(2000년대생) 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치링허우(1970년대생)인 취징은 베이징 외교학원을 졸업하고 관영 신화통신 기자로 일했다.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홍보 부사장을 거쳐 2021년 바이두 부사장에 임명됐다.

취징 바이두 전 홍보 담당 부사장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동영상의 한 장면. ⓒ CNN방송 캡처

중국에서 초과근무 강요는 불법이지만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996 근무제'가 관행으로 굳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996 근무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출근하는 것을 뜻한다. 2022년에는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웨이신(Wechat·중국판 카카오톡) 직원이 잇따라 사망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후 최대 에어컨 생산업체인 그리(Gree)가전 회장인 둥밍주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가 같은 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996 근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검찰이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을 대신해 공익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회사 고위 임원이 직원을 소모품처럼 생각하고, 초과노동을 당연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취 부사장은 “소셜미디어로 회사를 홍보하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기업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지난 7일 바이두 주가는 4%나 곤두박질쳤다.

논란이 확산하자 취 부사장은 9일 “회사 가치관과 기업문화에 오해를 일으킬 부적절한 내용이 많았고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이어졌고 취 부사장은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e커머스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도 2019년 사내 행사에서 “996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전생에 덕을 쌓아 얻은 복”이라고 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2021년에는 최대 IT 기업 텅쉰(Tencent)의 홍보 담당 임원 장쥔이 “청년들은 잠들어 있다”고 말했다가 비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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