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 짓밟고 조롱했다" 애플, 아이패드 광고 사과…무슨 일

박소영 2024. 5. 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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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진한 실적으로 우울한 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간)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예술과 창의성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아 공개 이틀 만에 사과했다.

애플이 지난 7일 유튜브에서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광고. 사진 유튜브 애플 계정 캡처


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토르 마이런 애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9일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에이지를 통해 아이패드 광고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마이런 부사장은 "창의성은 애플의 DNA이며, 전 세계 창작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사용자가 아이패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많은 방식을 기념하는 것인데, 이번 광고에선 이 목표를 놓쳐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TV에는 해당 광고를 방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애플은 아이패드 최신형 모델인 프로 출시 소식을 알리는 광고를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크러쉬'라는 제목의 1분짜리 광고에는 유압 프레스가 피아노, LP판 플레이어, 메트로놈, 필름 카메라, 페인트통 등 인간의 예술과 창의성을 상징하는 물건을 모아놓고 짓눌러 파괴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마지막에는 이 물건들이 파괴된 자리에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나온다. 새 제품에 이런 창의적인 도구가 모두 담겨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이 광고를 공유하며 "아이패드 프로가 만들어낼 모든 것을 상상해 보세요"란 글을 올렸다.


그러나 9일 기준 최소 140만 조회 수를 기록한 이 광고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SNS에는 "이 광고는 창의성을 무시하고 창작자를 조롱한다", "예술 창작의 아날로그 방식을 평가 절하하고 있다" 등의 비판 글이 올라왔다. 영국 배우 휴 그랜트도 엑스에 "인간 경험의 파괴를 실리콘밸리에서 제공한다"고 비꼬았다.

WP는 "신형 아이패드가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 했지만, 아이패드가 판매하려고 했던 기능을 갖추고 있는 창작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올해 실적 부진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데, 태블릿PC 사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라 기대했던 아이패드 프로 광고 논란까지 겹쳤다고 WSJ은 전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동안 스마트폰 판매량이 10% 이상 줄어 유럽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떨어졌다. 전체 매출은 4% 줄어 908억 달러(약 124조원)로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가도 올 1분기에 11% 하락했다.

그 원인으로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경쟁사는 챗GPT 등장으로 불기 시작한 AI 열풍에 부응해 AI를 접목한 기술과 제품을 내놨지만 애플은 그러지 못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중국 통신장비·스마트폰 생산업체 화웨이가 급성장하며 고전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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